기관투자자 VS 외국인투자자
기관투자자들이 투자할 경우는 단기간에 급상승하고 외국인투자자들이 투자하는 경우는 장기간에 걸쳐 상승한다는 주식시장의 통설에 따라 추종매매를 하는 개인투자자들도 있다. 이런 통설에 따라서 이들을 따라서 하는 투자방법도 있다. 과연 정말 그럴까? 기관투자자들은 단기투자만 할까? 그러면 왜 외국인투자자는 장기투자만 할까? 그런데 정말 이런 통설이 사실일까?!
이런 주식시장의 통설은 이 주체들에 대한 이해 부족에 따른 단편적인 경우를 일반화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을 뿐이다. 외국인투자자들 중에도 단기로 투자를 하는 경우가 있고 국내 기관투자자 중에도 장기로 가치투자를 하는 경우가 있고 그들의 투자기간이 수학공식처럼 딱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 가치투자의 대표적인 기관으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과 신영자산운용을 양대 산맥으로 꼽을 수 있다. 이 기관들이 하는 투자를 가치투자의 정석이라고 알려져 있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그런데 이들이 투자한 종목의 경우 정작 테마나 정책적 뉴스에 의해 시세가 분출되어 추세를 형성할 시점에만 다다르면 이들은 대량매도로 차익실현을 해버린다.
이들의 대량매도는 자신들이 설정한 목표가에 다다른 것일 것이다. 그것을 논하는 것은 경제적인 원리가 아닌 도의적인 양심을 요구하는 것일 수 있다. 그런데 이로 인하여 이들이 매도하고 나간 종목은 한 동안 다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되어 버리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이 진정한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가치투자기관인지가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그래서 주식시장에서 테마주 투자자들에게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별명이 ‘저승사자’로 불리며 이들이 투자한 종목을 피하는 투자자들까지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오히려 이들이 추세를 관망하고 물량을 보유하고 있다가 고점에서 매도를 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추세추종매매를 일삼는 어리석은 투자자들의 더 큰 피해를 사전에 보호하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장기에 걸친 기회비용을 감안한 매도이고 수급을 생각하는 매도인지에 대해서는 의심스러운 눈길을 감출 수가 없다. 같은 대주주나 장기 투자가의 입장에서는 이들의 대량매도는 정말 정 떨어지는 배신행위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많은 지분을 보유중인 경동나비엔(009450)>
<신영자산운용이 많은 지분을 보유중인 영풍정밀(036560)>
일반적인 가치투자의 경우는 단 십퍼센트대의 수익 때문에 장기 투자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장기적인 미래가치를 보고 몇 백~몇 천%의 수익을 목표로 투자를 한다. 십퍼센트대의 주가상승에 매도를 한다는 것은 PBR과 같은 특정 수치에 따른 자산 가치투자가 아니였는지 의심되어 진다.
즉, 1,000원짜리 오렌지가 폭락해서 500원에 거래될 때 사들여 1,000원에 파는 차익거래일 뿐이다. 이 오렌지가 주스나 잼이 되어 수십 배의 수익을 올리든 말든 상관없다. 자신들의 투자관점에만 맞추어 매수, 매도를 할 뿐이다. 이것도 가치투자는 가치투자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말하는 미래성장가능성에 관점을 둔 가치투자가 아니라는 자산관점에 따른 마지노선을 믿고 투자하는 자산 가치투자라는 관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라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과 신영자산운용이 5%이상의 지분을 보유중인 종목이라면 안심하고 투자를 해도 괜찮고 이들이 운용하는 간접투자 상품인 펀드도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하다는게 시장의 평판이다. 만약 직접투자를 한다면 이들이 투자한 종목에 투자를 한다면 펀드에 맡겨서 빼앗기는 수수료를 절약하고 보다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외국인투자자는 무조건 장기?!
외국인투자자도 기관에 소속된 기관투자자들이 운용하는 기관자금인 경우가 대다수이다. 이들도 어느 특정한 회사의 직원 중에 한 명이다. 한국이 어떻게 되든 한국의 기업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수익만 보고 실적만 쌓으면 된다. 그들에게 애국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자.
예를 들어 만약 당신이 프랑스기업에 투자를 했다면 그게 당신이 프랑스의 먼 미래를 생각해서 인가? 프랑스 기업을 사랑해서 인가? 그런 것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직장의 상사가 왜 차익실현을 안 하느냐고 물어보는데 “저는 프랑스를 사랑합니다! 프랑스에는 앙리(티에리 앙리 : 프랑스 축구선수)가 있습니다. 저는 앙리를 보고 프랑스의 미래를 위해서 포지션을 유지 하겠습니다”라고 한다면 상관이 무슨 소리를 할 것 같은가? 혹시 상관이 프랑스인이라면 당신에게 애국자라고 표창장을 줄지는 모르겠다.
외국인투자자들도 승진하고 싶고 많은 월급을 받고 싶은 하나의 인간이다. 동기가 승진하고 더 많은 연봉, 보너스를 받고 더 좋은 회사로 이직을 하는데 고용보장도 되지 않는 그들에게 윤리와 양심을 논할 수 있겠는가? 이들도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기관투자자든 외국인투자자든 어느 특정 회사의 소속된 자금을 운용한다면 같은 성격을 띤다는 것이다. 다만 그들이 운용하는 자금의 규모에 의하여 단기간에 수익실현을 할 경우 자신들의 물량을 모두 한 번에 매도할 수 없기에 장기간에 걸쳐 때를 기다릴 따름이다.
우리나라의 펀드자금 규모에 비해 외국계 펀드의 자금규모가 많기 때문에 매집기간과 매도기간의 차이가 발생한다. 그것이 우리나라에서 펀드를 운용하는 사람들은 인내심이 부족해서 단기이고 외국에서 펀드를 운용하는 사람들은 워렌 버핏의 정신을 이어받아 인내심이 넘쳐나서는 장기로만 투자하지는 않는다. 그러면 외국펀드회사에서는 인내심이 뛰어난 장기투자의 고수들만을 매니저로 채용해서 그들에게 고액 연봉을 지급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니 “외국인투자자=장기투자”, “기관투자자=단기투자”라는 말도 안 되는 공식 따위는 잊어라. 다만 외국인투자자의 경우 자금규모가 큼에 따라 환율이라는 변수를 하나 더 고려하고 환율변동을 주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