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들의 착각
주식투자를 하는 많은 투자자들은 자신이 기업의 주인이 주주가 됨으로 인하여 많은 특혜와 권한을 갖고 있는 것으로 착각을 한다. 투자한 기업을 사랑하고 미래의 수익으로 자신에게 돌아오길 바란다. 하지만 그들은 당신이 투자한 돈으로 무슨 짓을 하는 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다만 1년에 한두 번 보고하는 형식적인 이상한 자료를 믿어야 하고 공개하는 정보에 의해 판단을 해야 할 뿐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투자한 기업에 대한 확신을 갖기 위해 내방을 해보려 한다. 물론 내방을 하면 기업이 비용 절감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알 수도 있고 기업에 대한 고급 정보를 들을 수도 있을 것이라 순진한 생각을 한다. 이게 아니라면 내방한 목적이 회사의 건물과 시설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는가?
내방을 통해서 알고자 하는 정보보다는 그들은 화려한 회사건물과 시설들에 매료되어 투자금을 늘리고 올인하는 정말 멍청한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윌리엄 도노휴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당신이 투자하고 있는 기업이 큰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고 해서 그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똑똑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 건물을 사서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의 일부를 당신이 냈다는 사실을 뜻할 뿐이다.”
자신의 자금을 투자한 회사라고 해서 모두 당신의 내방을 환영하고 당신을 기업의 주주라고 여기지는 않는다. 당신이 주인인지 조차 못 알아본다. 하물며 그들이 당신이 하는 말을 들을 것이라 착각하는가? 주주이면 지분을 가진 만큼 경영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하지 않는가?
앞에서 나왔던 김만덕은 자신의 재산 1천만 원을 봉이 기업에 투자를 했고 기업의 지분을 1%를 갖고 있는 기업의 주인이다. 최근 회사의 주가가 폭락하여 투자금이 반 토막이 났다. 주주는 기업의 주인이기 때문에 화가 난 봉이 기업의 주인님 중 한명인 김만덕은 참을 수가 없었다. 불시에 회사를 방문하고자 자동차를 끌고 3시간을 달려서 회사의 정문에 도착했다.
경비원 : 어떻게 오셨습니까?
김만덕 : 문을 열어라! 난 이회사의 주인 김만덕이다!
경비원 : 사장님은 김선달씨입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김만덕 : 차타고 왔잖아!
이 차 안보여? 외제차!
당장 문 열어!
경비원 : 누구시죠? (이사람 왠지 정신병자 같다)
김만덕 : 이 회사의 지분을 1%가지고 있는 주주 김만덕이다!
난 회사 지분을 1%나 가지고 있는 주인이라고 당장 문 열어!
경비원 : (정신병자 맞구나...) 방문증이 없으면 못 들어가십니다.
차 빼주세요!
김만덕 : 사장 나오라 그래!
김선달 이 새끼 나오라 그래!
경비원 : 사장님은 사장실에 계셔서 안 들리실 겁니다.
차 빼주세요!
정문을 지키는 경비원과 30분간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실랑이를 벌였지만 제지를 당해 회사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김만덕은 몰래 담을 넘어 회사 내로 입성하는데 성공하였다. 그런데 사장실이 어딘지 몰라서 복도를 서성이다 문이 열린 사무실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럴 수가!!!
넓디 넓은 사무실에 직원도 단 2명뿐인 데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 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평소 자신도 집에서 전기세가 아까워서 선풍기도 틀지 않는데 이들은 단 2명이서 에어컨을 틀고 있다. 자신이 투자한 돈을 이렇게 낭비하고 있는 것에 분노한 김만덕은 머리끝까지 화가 났다.
김만덕 : 이봐! 당신들 회사 돈을 너무 낭비하는 거 아냐!
당신들이 쓰는 에어컨 요금의 1%는 내가 낸다고!
적정온도는 24도를 유지해!
두 명 뿐인데 무슨 에어컨이야! 당장 끄지 못해!
화가 난 김만덕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이때 사무실에 있던 수습사원 김투덜이 김만덕에게 터벅터벅 걸어온다. 김투덜은 김만덕을 아래위로 훑어보며 말한다.
김투덜 : 저기...
아저씨...
중앙난방인데요....ㅇㅅㅇ;;;
김만덕 : ....ㅡ_ㅡ;;;
김투덜에게 김만덕은 누구인지 중요하지 않다. 단지 마음대로 사무실에 들어와서 에어컨을 끄라 말라 시끄럽게 소리치는 게 문제이다. 이때 김만덕의 고함소리에 단잠에서 깨어난 홍거만 과장은 김만덕을 아래위로 훑어보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한다.
홍거만 : 당신 누구야?
시끄럽게 남의 사무실에서 뭐하는 거야!
야! 김투덜 당장 경비 불러!
김투덜 : 예!
김만덕은 담을 넘어 회사에 들어 온지 10분도 안되어 경비원들에 의해 회사 밖으로 끌려 나가게 된다. 사장을 만나보고 기업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는커녕 에어컨의 온도조차 줄이지 못 한 체 회사의 주식을 단 한 주도 갖지 않는 과장에게 무시를 당하고 회사에서 쫓겨나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다.
김만덕은 봉이 기업에 “내가 1%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회사의 주인이니 직원 1,000명 중 10명은 내 대머리 치료제를 개발하시오!”라고 회사에 강요할 수 없다. “회사 공장부지가 만평이고 내 지분이 1%이니 그중 100평은 내가 개를 키우는데 이용하겠소!”라고도 요구할 수도 없다. 직원들이 김만덕이 투자한 돈으로 2명 뿐인 사무실에 에어컨을 펑펑 틀어 대더라도 “당신들 회사 돈을 너무 낭비하는군! 당신들이 쓰는 에어컨 요금의 1%는 내가 낸다고!”해 봤자 경비에 끌려나갈 뿐이지 에어컨을 꺼버릴 수도 없다. 만약 당신이 그런 행동을 한다면 사무실의 직원들은 당신을 보고 “우리 작은 주인님이 화가 나셨나봐. 우리가 회사 돈을 너무 낭비한 것 같아.”라고 반성하지 않는다. “저 사람은 누군데 맘대로 사무실에 들어와서 시끄럽게 에어컨을 끄라 말라 난리야? 더워 죽겠구만...”라고 생각할 뿐이다.
투자자는 결코 회사의 주인이 아니다. 그저 회사에 돈을 배팅하는 수많은 사람 중에 한 명일 뿐이다. 회사는 돈만 투자 받고 1년에 몇 번 겉절이 정보만 흘려보내면 된다. 투자자는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경영자가 경영을 잘하기를 정화수를 떠놓고 빌 수밖에 없다. 만약 회사가 신제품 개발에 성공하여 주가가 오르면 팔고 나가면 그만이다.
일부 주주들은 자신이 투자한 기업을 너무 오버해서 사랑하는 경향이 있다. 지분이라는 것이 현실적으로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 당신의 실질적인 힘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물론 회사의 경영에 뜻을 두고 지분을 확대를 통하여 경영권을 획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기 전까지는 단지 일정지분을 갖고 있는 소액투자자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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