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자격 인증제도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아주 유명한 어느 전문가가 공중파의 다큐멘터리에 나와서 개인투자자들이 손실을 보는 이유를 설명하였다. 그는 방송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매매패턴을 설명하며 그들이 손실을 보는 이유에 대한 설명을 하였다. 그것이 맞고 틀린지에 관해서는 그가 말한 내용 중 일부만이 편집되어 방송되었기에 맞는지 그른지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하기는 어렵지만 방송에 나온 부분은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 후에 이어진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그의 견해는 필자에게 아주 충격적이었다.
그의 말처럼 손실을 보는 개인투자자들의 대다수는 주식시장과 주식투자에 대한 아무것도 모른 체 묻지마식의 무식한 투자를 한다. 그 부분은 100% 맞는 말이다. 대다수의 개인투자자들이 경제나 주식시장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주식투자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차트나 캔들을 볼 줄도 모른다. 심지어는 자신이 투자하는 기업이나 업종에 대해서도 확인하지 않고 투자를 한다.
이런 우매하고 무식한 투자자들에게 주식투자에 대한 기본적인 것을 가르친 후 주식투자에 임하게 해야 하고 그들의 철학도 물어봐서 적정하지 않은 개인투자자에게는 주식투자를 하지 못하게 하여야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을 줄이고 비극적인 상황을 맞이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고 그것을 국가가 운전면허를 발급하듯이 시험을 통해 개인투자자들의 자격을 검증하고 통과한 사람에게만 주식투자를 허용해야 개인투자자들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 그가 주장하는 “투자자 자격 인증제도”다. 이러한 “투자자 자격 인증제도”를 통과한 투자지식을 갖고 건전한 철학을 갖춘 투자자들만이 주식시장에 존재해야만 작전에도 휘말리지 않고 비극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일응 타당해 보이는 그의 주장에 따라 이러한 투자자인증절차를 통해서 주식시장에 개인투자자들이 배출된다면 마치 그들이 손실을 보지 않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렇다면 자동차운전도 운전면허시험이라는 인증절차를 통해서 운전 실력이 인정된 합격자들만이 운전을 하는 데 왜 사고가 나는가?
자격을 갖춘 사람만이 신용카드를 발급받았는데 왜 누구는 신용불량자가 되는가? 이것이 신용카드 잘못인가 아니면 그것을 잘못 사용한 사람 때문인가? 물론 인증절차 때문에 자동차 사고는 줄었을 것이고 신용불량자도 줄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투자자 자격 인증 제도를 도입한 나라가 있는가라고 그에게 되묻고 싶다. 도대체 어느 나라인가?(정말 몰라서 궁금하다) 그 나라의 투자자들은 무조건 이익만 보며 주식투자를 하는가? 그 나라에서는 주식투자로 인하여 자살하는 투자자가 없는가? 이에 대한 대답을 주식의 대가인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다음과 같은 표현을 인용해본다.
그의 타당해 보이는 “투자자자격인증제도”에 대한 주장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기본을 무시하는 무식한 발언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경제활동은 자신의 자유에 따른 책임이 불가피한 것이다. 누군가 신용불량자가 된다면 그것이 자신의 소득을 생각하지 않는 개인의 과소비 때문인가 아니면 과소비를 부추긴 신용카드 때문인가? 누군가 음주운전을 한다면 그것이 자동차 때문인가 아니면 운전자 때문인가? 그의 말대로 인증 제도를 도입한다고 각 개인이 갖고 있는 개인적인 특성까지 제어할 수는 없다. 그의 말처럼 개인의 철학까지 국가에서 제한을 가한다면 그것이 민주주의 사회인가? 공산주의 사회인가?
국가는 개인 간의 경제활동에 있어서 최소한의 간섭만 해야 한다. 그것이 자본주의이고 그것이 민주주의이다. 국가의 통제가 지나치면 그 만큼 주식시장은 위축되고 투자는 비활성화 되어 자본주의의 근간을 흔듦으로 인하여 침체 내지 사장 되어 소수의 사람과 소수의 종목만이 살아남을지도 의문이다. 과연 그렇다면 그것이 민주주의 사회이고 자본주의사회일까?
자본주의는 투자자들의 자유경쟁 속에서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과 이윤을 추구하고 노력하는 사람이 사는 세상이다. 그런 자신들의 이윤을 추구하기 위한 용기와 노력이 사회와 경제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모험가 정신도 자격을 받아야 할 수 있다면 창의적인 사고를 가진 투자자들이 나올 수 있을까? 창업을 해서 기업을 상장하여 주주가 되는 사람은 시험(투자자 자격 인증제도)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가? 만약 이들이 시험(투자자 자격 인증제도)을 거치지 않고 주주가 된다면 왜 똑같은 사회에 사는 데 형평성에 어긋나게 이 사람들에게는 특혜를 제공해야 하는가? 인간이 갖는 이익에 대한 소망도 자격이 안 되어 투자를 할 수 없다면 민주주의에 기초한 자본주의사회는 아닌 것 같다. 투자자들의 자유경쟁도 무식하면 할 수 없는 것이 된다. 소수의 인증을 받은 자격을 갖춘 사람들만의 똑똑한 세상이다. 돈이 있으면 뭐하나 무식해서 투자자 자격 인증제도에서 낙방을 해서 투자할 자격이 없는데 투자자 자격도 없는 사람이 불법으로 주식투자를 할 수 없다. 돈이 필요한 기업도 투자자 자격 인증 제도를 거친 투자자들이 극소수라 자본금을 유치하는데도 난항을 겪을 것이다.
개인투자자가 주식투자로 인하여 손실을 본다고 하더라도 노력을 하는 사람과 하지 않고 시장이나 종목을 탓하는 사람이 있다. 투자자 자격 인증 제도가 도입된다고 결코 다르지 않다. 왜 그것을 국가가 나서서 투자자들의 자격을 인증해줘야 하는가? 국가가 할 일은 무식한 투자자들을 계몽하는 것이 아니라 주식시장에서 다른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를 하거나 어지럽히는 사람들을 척결하거나 방지할 제도를 마련해야하는 일이다. 기업과 투자자들을 망치는 작전세력들을 일벌백계(一罰百戒)하여 건전한 주식시장을 조성하는데 있다.
자격증도 없고 좋은 대학을 못 나온 투자자랑 자격증도 있고 좋은 대학 나온 투자자가 같이 게임을 하는데 둘이 비슷한 성적을 거둔다는 것은 알고 있는가? 침팬지와 전문가들과의 연구결과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게 당신이 주장하는 “투자자 자격 제도”의 한계점이다. 만약 투자자 자격 인증 제도라는 것이 도입된다면 당신과 같은 강연을 하고 책을 팔아먹는 선생들(?)의 배만 채우는 것은 아닐까? 물론 당신은 명성에 의해 몸값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뛰겠지만...
- 앙드레 코스톨라니, 최병연 역 <<코스톨라니 투자총서 3 - 실전 투자강의>> 미래의 창 (2002) 86~87p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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