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두뇌 게임
약 100년 전에 쓰여진 귀스타브 르 봉의 <<군중심리>> 중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100년 전 프랑스의 교육방식이나 현재 프랑스와 우리나라의 교육방식이나 큰 차이는 없다. 교육과정이 갖고 있는 문제점은 언제나 어디서나 똑같다. 왜 귀스타브 르 봉은 군중심리를 다룬 자신의 책에서 저런 교육과정에 대한 내용을 언급했을까에 대하여 의문을 품어 본 적이 있는가?
모든 사회의 교육과정이란 서로 비슷한 선생이 똑같은 책을 가지고 똑같은 교육과정을 통해서 시험으로 학생들을 평가하고 그 사회에서 요구하는 민주화된 납세자의 일원을 양성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똑같은 교육방식과 똑같은 책과 비슷한 선생에게서 같은 내용을 배워서 같은 시험을 치루는데 창의적 사고를 갖춘 사람들이 얼마나 배출되겠는가? 똑같은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보다 암기를 열심히 하고 계산을 잘하는 사람이 엘리트 민주시민으로 탄생하게 되는 과정일 뿐이다.
나라나 지역별로 선생은 다른 사람이니 교육의 질적 내용이 다르지 않냐? 아니다. 선생은 단지 학생보다 먼저 그 고루한 커리큘럼(Curriculum)을 통과하고 양성된 선행자일 뿐이다. 물론 선생 간의 개인적 차이에 따른 약간의 차이는 나겠지만 기본적 교육과정 속에서 그들이 교육하는 것은 모두 똑같다. 그렇기 때문에 군중의 비슷한 지적수준과 고정관념을 통한 군중의 심리와 지적 반응이 탄생하는 것은 이러한 교육과정을 통해서 배출된 민주시민들이 군중이 되기 때문이다. 즉, 군중은 이슈에 비슷한 반응을 하는 사고방식과 군중심리가 형성되는 기본적 생리의 근본은 그들의 교육과정이 같고 그 과정에서 같은 내용을 배우고 같은 정답을 제출하는 시험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교육방식과 상관없이 주식시장의 군중심리를 논할 수는 없다. 일반적인 사람들과 주식시장을 구성하는 투자자들의 사고방식은 다를까? 주식시장 속의 군중이 된다면 그들은 각각 다르게 생각할까? 아니다! 똑같다! 모두 똑같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받는다면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그리고 대학교 2~4년으로 이루어진 교육을 받으면 14~16년을 우리는 피동적으로 누군가에게 지식 위주의 교육을 받게 된다. 거기에 유치원과 대학원까지 포함시킨다면 그 기간은 더욱 길어질 것이다.
과연 우리나라에만 한정된 내용일까? 또한 우리나라의 남자들에게는 군대라는 징병제도를 통해서 다른 나라보다 한 단계 더 일률적인 인간들로 2년여의 기간 동안 재교육을 받고 사회에 배출된다. 물론 나라마다 교육과정과 방식은 약간 차이가 날 수는 있다. 하지만 우리는 누군가에게 지식위주의 교육을 받는 수동적인 입장으로 사회에서 요구하는 민주시민이 되기 위한 너무 많은 날들을 살아왔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스스로 노력하고 생각하기보다는 학교선생과 같은 누군가가 찍어주기 식의 족집게 과외와 같은 찍어주는 종목을 좋아하고 암기식 교육과 수학공식과 같은 비법에 열광하며 그것을 마치 주식투자에 성공하는 지름길로 착각한다. 그리고 초보투자자들일수록 그런 주식투자에서도 그런 교육과정(?)을 받고 싶어서 안달이 난다.
하지만 현실은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수동적인 교육과정으로 양성된 민주시민의 사고의 틀을 벗어 던지지 못한 체 주식시장에 입문을 한다. 또한 그러한 사고방식을 갖고 종목과 차트를 바라보며 투자를 한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왜 그들이 선생을 자처하는지?”, “과연 그들이 종목을 추천함으로 해서 무엇을 얻을까?” 라는 기본적인 것에 대한 의문도 생략한 체 무비판적으로 그들을 믿고 그들의 말에 따라서 투자를 하지 말아야 한다. 군중과 다른 시각과 생각을 갖는다면 조금 더 넓은 시야로 시장과 종목을 바라볼 수 있고 그것이 곧 수익으로 돌아올 것이다. 투자한 종목에서 수익이 나는 것은 고통스럽고 지루한 긴 인내의 과정을 거친 인고의 산물이다.
주식투자에도 시험과도 같이 정해진 정답이나 공식이 있는 것처럼 선생을 자처해서 찍어주는 인간들의 추천종목이 100% 수익을 거둘 것으로 착각한다. 안타깝지만 주식투자는 수학능력시험이 아니다! 주식투자를 한두 번하고 말 것이라면 그렇게 그들이 찍어주는 종목에 투자를 해서 운 좋게 수익을 볼 수도 있다. 더 이상 내가 말하는 주식투자에 대한 복잡하고 어려운 이야기를 읽을 필요도 없다. 하지만 만약 평생을 주식투자를 할 생각이라면 그런 수동적인 마인드를 버리고 스스로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주식시장에 만연한 군중심리에 대한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주식투자를 하다보면 가장 많이 보며 기본적으로 봐야 되는 것 중에 하나로 PER(주기수익비율:Price-Earning Ratio)가 있다. 이 기본적인 PER를 놓고 한번 생각해보자.
●PER이 100이면 쉽게 말해서 100년 동안 회사가 벌어야 할 엄청난 돈이다. 100년 동안 기업이 성장할지 망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투자대상에서 무조건 제외 해야 한다?
대답 :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PER이 100을 넘으면 반드시 고평가니 투자대상에서 무조건 제외 해야 한다?
대답 :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PER이 20을 기준으로 20보다 아래면 저평가로써 가치 투자하기 굉장히 좋은 회사이고 20을 넘으면 나쁜 회사다?
대답 :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대답이 뭐 저 따위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런데 주식시장의 일반적인 생각과는 약간 다르게 생각을 해보길 바란다. 분명 PER란 값으로 고평가 저평가를 논하고 그것을 특정한 수치로 기준점을 둔다면 고평가와 저평가라는 말도 맞다. 하지만 그 기준점이란 것이 무엇인가? 기준점으로 두는 특정한 수치가 무엇인가?
그것은 고작해야 경쟁 기업의 PER나 업종PER 또는 다른 나라의 업종PER가 아닌가? PER라는 값을 수학적으로 계산하여 업종PER와 비교해서 수학적으로 계산한 값만으로 높은 것과 낮은 것을 비교해 보고 그에 따라 고평가다 저평가를 논한다면 분명 맞다. 그런데 정말 이것이 과연 PER의 전부일까?
그런데 PER가 100이 되기 전에 분명 1부터 시작하여 상승하였을 것이고 90에 산사람도 80에 산 사람도 있다. 그들이 샀을 때는 고평가가 아니었단 말인가? 그렇다면 그들은 그것을 왜 산 것인가? 100년 동안 성장하는 기업은 없고 90년이나 80년 가는 기업은 있다는 말인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일반적인 초등학생도 아는 기본적인 것에 비교를 해보면 우리가 물건을 살 때 1,000원이면 비싸고 999원이나 990원이면 싼 것인가? 아니지 않는가! 그런데 PER이 100을 넘으면 100년 동안 벌 것이니 제외하고 99.9는 99.9년만 벌면 되니 포함시키고? 99.9와 100은 단지 0.1 차이일 뿐이다. 99.999999라도 100만 넘지 않으면 된다. 이게 상식적으로 맞는 것인가? 100년은 길고 99년이나 90년은 짧은 것인가? 그런데 정작 자신이 투자한 종목을 왜 1년 넘게 갖고 있기도 힘들어 하는가?
고평가, 저평가라는 기준도 위와 같이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면 다르게 보일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주식투자를 할 때 활용하는 다양한 숫자들은 수많은 종목을 검색하는데 있어서 자신이 설정한 어느 일정한 기준선으로 쉽게 검색을 하고자 때 활용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이 절대적인 언제나 절대 값은 아니고 변하는 상대적인 값이라는 것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숫자를 벗어난 수많은 예외적인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본질을 볼 줄 알아야 한다. 즉, 주식투자란 한정된 숫자를 기준점으로 삼지 말고 차라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등을 비롯한 시장의 군중 심리와도 연계해서 미래 가치를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이것이 굉장히 어려운 것 같지만 결코 그렇게 어렵고 복잡한 것도 아니다. 다만 당신이 스스로 생각하는 버릇이 덜 되었기 때문에 생소할 뿐이다.
주식 투자자에게는 수학적 사고력과 논리적 사고력이 둘 다 모두 필요하고 둘 다를 적절하게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예전에 주판을 두들기고 직접 계산을 해야 했던 시절이라면 수학적으로 계산을 잘하는 수학적 사고력이 주식투자를 하는데 더 중요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컴퓨터를 조금만 다룰 줄 알면 계산된 값을 손쉽게 구할 수 있고 쉽게 계산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주식시장에는 더하기 빼기로 정답을 찾는 수학자보다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본질을 볼 줄 아는 철학자가 더 크게 성공한다.
스스로 논리적으로 기업의 미래가치를 스토리텔링하며 판단하고 투자를 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스토리텔링을 하는 데 있어 투자자가 갖고 있는 투자경험은 투자자에게 또 다른 무기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사람의 암기력이나 계산력이 아닌 기억력을 통해서 형성된다. 물론 모든 세부적인 것까지는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과거의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시장 내지 종목의 변동을 기억하고 그것을 활용할 줄 아는 것이 보다 큰 수익과 안정적인 수익을 안겨준다. 주식투자에 있어서 경험만큼 귀중한 것도 없다는 것이 이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똑같은 경험을 하고 비싼 수업료를 냈으면서도 단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왜 그럴까? 그들은 단 한 번도 직접 생각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기억을 하지 못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은 상황인데 다른 전문가에게 매달리고 그들이 하는 말에만 따라서 움직일 뿐이다. 세상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이벤트와 뉴스들에 주식시장과 종목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기억하고 그것들과 주식투자를 연계해서 생각한다면 보다 편하고 쉽게 주식투자라는 게임을 즐기며 수익을 볼 수 있다.
주식시장만큼 정보에 민감하게 사람들이 반응하는 곳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주식투자라는 게임은 참여자들 사이에 정보의 불평등이 존재한다. 정보의 불평등은 주식투자에 참여하는 수많은 참여자(매수주체나 매도주체) 중에 누군가는 정보를 알고 있고 다른 참여자들은 정보를 일부만 갖고 또 다른 참여자는 전혀 갖지 못한 경우를 말하고 그것은 수익과 직결되기도 한다. 각자가 갖고 있는 정보에 대한 양과 질의 차이와 정보를 접하게 되는 시간적 차이가 발생한다. 그런데 그런 정보를 모든 투자자가 똑같이 해석하고 똑같은 반응을 한다면 분명 실패한 투자자가 될 것이다. 모두가 매도를 한다면 누가 그 물량을 받아주겠는가? 또한 모두가 매수를 한다면 어떻게 물량을 확보하겠는가?
이렇게 주식투자의 참여자들은 불공평한 게임을 한다고 할 때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하는 약자들이 다른 주체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있을까? 그것은 과연 무엇일까? 모든 투자자가 다른 정보를 갖고 있는 게임에서 상대방을 이기는 손쉬운 방법이 있을까?
뉴스의 기승전결을 생각하고 미래의 상황을 스스로 미리 상상해보길 바란다. 그리고 뉴스나 이벤트의 출처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주식에 관심도 없던 사람에게 어느 날 100% 확실하다며 무조건 사라고 추천하는 종목에 관한 소식이 전해진다면 추천해준 사람이나 그런 뉴스에 대해서 생각해 보길 바란다. 과연 내가 그 누구보다 빠르게 선취매하여 큰 수익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세상과 주식시장이 만만한가? 자기가 아는 사람이 그 회사의 임직원이라며 확실한 내부자정보라고 누군가 당신을 현혹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내부자정보를 취급해 투자하는 것은 불법이다. 어설프게 당하고 후회하지 말자!
주식시장은 다른 어느 분야만큼 머리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이다. 그만큼 두뇌회전이 잘되는 사람들이 유리한 곳이다. 투자자 스스로 알아야 하고 분석하고 생각해야 할 것들이 한두 가지 아니다. 투자자 스스로 생각하고 종목을 분석하고 두뇌를 써서 게임을 즐긴다면 주식투자만큼 재미있는 두뇌게임은 없을 것이다. 순진하고 아무런 생각도 없이 주식을 한다는 것은 투자가 아닌 도박이나 투기다. 멍청하게 수익실현 한 번 못 해보고 깡통을 안고 주식시장에서 퇴출 된다.
워렌 버핏도 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 전략으로 백만장자가 되었지만, 자신의 새로운 전략으로는 억만장자가 되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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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저민 그레이엄에게 배운 수백 명의 학생들 중에서 워렌 버핏처럼 주식투자로 성공한 제자도 있고 성공하지 못한 제자도 있다. 왜 그럴까? 모두 같은 이론을 배운게 아닐까? 그레이엄이 버핏만 따로 불러서 과외를 했을 리 만무하지 아니한가? 투자자 스스로 끊임없이 생각하고 또 고민하며 주식투자라는 두뇌게임을 즐기다보면 분명 자신만의 투자원칙이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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