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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주식투자의 정석

2. 지적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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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적 게임


 

 어느 외진 산골 마을에 기타리스트를 꿈꾸고 있는 아주 아주 가난한 한 소년이 있었다. 그 소년은 유명한 기타리스트가 되어 많은 돈을 벌어서 가난에 찌들린 가족을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소년은 절대 음감과 같은 타고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주 쉬운 악보조차 배운 적이 없어서 악보도 볼 줄 모른다. 단지 가난에 찌들린 생활이 싫고 기타리스트가 되면 화려한 인생을 살고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만약 당신이라면 그 소년에게 뭐라고 말하겠는가? 기타를 계속 치면 훌륭한 기타리스트가 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악보에 대해서 공부를 하지 않아도 기타만 계속 치다 보면 나중에 악보를 볼 수 있겠는가?


어느 날 소년은 마을에 기타를 맨 사람이 휴가를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소년은 그 사람이 도시에서 유명하고 화려한 인생을 사는 기타리스트일 거라고 생각한다. 소년은 그에게 찾아가 자신의 선생님이 되어 달라고 간곡히 부탁을 한다. 

그는 기타리스트도 아니고 취미 삼아 이제 기타에 관한 교본 몇 권을 띈 수준의 사람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소년은 그에게 자신의 스승이 되어 달라고 매일 찾아왔다. 자신이 아는 것이 별로 없어서 가르쳐 줄 것도 없는데 순진한 소년은 그나마 있는 자신의 돈과 집에서 가져온 감자, 옥수수 등을 주며 매달렸다. 그가 보기에 소년은 음악적 재능도 없고 돈도 없었다. 그는 기타나 음악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소년을 가르치는 게 귀찮았다. 하지만 그는 소년을 제자라고 부르며 그의 돈과 음식들을 받아 챙기며 자신의 기타 연주를 듣고 따라하게 했다. 


그를 기타리스트라고 여기는 순진한 소년에게 그는 악보를 보는 방법은 물론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리고 단지 자신이 아는 몇 곡을 대충 소년에게 가르치며 연습하라고 기타를 빌려줬다. 소년은 그의 말대로 기타를 치니깐 기타가 쉽고 재미있다고 말하며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유명한 기타리스트가 되어 가난한 시골 마을에서 벗어나는 꿈에 빠져든다.


 

언제까지 그가 소년과 함께 할 수 있을까? 그가 아는 범위 안에서 소년을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 만약 그가 마을을 떠난다면 소년은 혼자서 기타와 음악을 계속 할 수 있을까?

 어떻게 보면 주식투자도 이 이야기와 마찬가지다. 일반 투자자들은 기타리스트를 꿈꾸는 가난한 소년과 같다. 약간 다른 점은 우리는 소년이 아니라는 것과 원하지 않는데도 선생을 자처하는 천사(?)같은 수많은 사람들이 나타나서 도와주려고 발 벗고 나선다는 점이다. 그런데 그들은 처음에는 무료라고 말하지만 나중에 클라이맥스에 가서는 우리에게 값비싼 수업료를 요구하며 수업료를 내지 않으면 가르쳐 줄 수 없다고 한다. 결국 투자자들에게 수업료를 받으며 자신들의 실속을 챙긴다. 그리고 그들의 말을 믿은 우리들이 투자한 돈에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떠나 버리거나 울고 있는 학생들에게 그들은 “자신들은 투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뿐이고 투자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져야 한다.”는 냉정한 말을 하며 돌아설 뿐이다.


 우리가 주식에 투자한 돈은 소중한 가족의 수술비일 수 있고, 평생 집 한 칸을 마련하기 위해 아끼고 아낀 피와 같은 돈일 수 도 있고, 수 십 년 동안 고생하고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받은 퇴직금 일 수도 있다. 피와 같은 돈을 날리고 세상에 울부짖어 보지만 세상은 가난한 소년의 말을 가난한 당신의 말은 아무도 들어주지 않고 부유한 선생이 하는 말을 믿고 그들의 편에 선다. 정말 그들이 선생이고 불쌍한 소년을 돕고 싶다면 그들은 악보를 보는 법을 공짜로 가르쳐야 한다. 필자가 존경하는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저서 <<코스톨라니 투자총서 2 - 투자는 심리게임이다>>에는 아래와 같은 중국 명언이 나온다.




“만약 당신이 한 친구를 가지고 있다면, 그에게 물고기 한 마리를 선물해라. 그러나 만약 당신이 그를 정말로 사랑한다면, 그에게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 줘라.” [각주:1]

 


 

그 방법은 혼자서도 악보를 볼 줄 알아야 한다.

주식투자에 있어서 악보는 기본적 분석과 기술적 분석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기본적인 경제를 알아야 하고 기본적인 회계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부지런히 매일 매일 뉴스를 봐야 하고 판단하고 생각하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그렇게 부지런히 노력 할 수 있는 것이 부자가 될 수 있는 기본 능력이고 주식투자로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부자는 절대로 게으르지 않고 절대로 멍청하지 않다. 이런 말도 있다. ‘지금 자면 꿈을 꾸지만, 지금 자지 않으면 꿈을 이룬다!’ 저런 노력을 통해서 자신의 능력을 키워야 하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우리에게 선생을 자처하고 접근하는 사람이 진정한 선생인지 선생인 척 하는 사기꾼 내지 사이비인지 판별할 수 있게 된다.


혹은 우리가 위와 같은 능력을 키움으로 인해서 스스로 주식투자를 할 수 있는 자신감을 배우게 된다. 또한 당신이 악보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음으로 인하여 선생에게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게 되며 그들의 말을 참고만 할 수도 있는 여유가 생기고 주식투자를 게임처럼 즐길 것이다. 물론 경제와 회계, 뉴스 같은 것들이 처음에는 재미도 없고 머리도 아플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능력이 없다면 절대 끝까지 주식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악보를 본다 함은 우리가 기업의 재무제표와 차트를 볼 수 있다는 것과 똑같다. 그래서 이 기업이 좋은 기업인지 나쁜 기업인지 볼 수 있는 안목이라 할 수 있다. 즉 기업이 영업을 잘 하고 있는지 아니면 영업을 못해서 자본금을 까먹고 있는 것인지 따위를 알게 된다.


꼭 자신이 직접 스스로 종목을 발굴하고 타이밍을 잡고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강연을 듣던 누구에게 상담을 받던 누가 추천을 해주던 그들이 뭐라고 하는지 최소한 알아야 한다. 혹시 그들이 하는 말이 이해가 되지 않거나 궁금하면 이해가 될 때까지 물어봐라! 절대로 부끄럽게 생각하지 마라!


그들의 돈이 아닌 당신의 피와 같은 돈이다! 당연히 그들이 당신보다 더 전문적인 용어를 많이 알고 있다고 해서 전문가는 아니지 않는가? 전문가가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자신과 같은 레벨의 전문가들과의 대화에서 사용해야지 대화가 쉽고 편할 수 있다. 그런데 초보자가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는 상황이라면 어려운 것을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 전문가 아닌가? 물론 전문가인 척 하기 위해 어려운 말을 더 어렵게 하고 자기가 무슨 말을 지껄이고 있는지 조차 모르는 인간들도 있다. 왜 그럴까? 자신도 잘 모르니깐?! 아직 자신도 이해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말을 할 때는 어려운 말을 더 어렵게 하면서 질문을 퍼부어 대서 상대방의 기를 죽이는 거다! 쉽게 미친 척하고 아무 말이나 막 떠들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아듣지도 못하고 오히려 박수를 치기 때문이다. 자신이 이해를 했고 전문가라면 누구나 알 수 있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당신에게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말해 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할 권리가 있다! 그 권리는 당신의 돈이라는 간단한 것이고 그 돈에 대한 결정권은 당신에게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전문가가 제대로 설명 못하는 종목이나 부분이 있다면 당신이 굳이 투자할 필요가 있을까? 예를 들어 의사가 환자에게 약을 처방했는데 정작 의사 자신도 약의 효능을 모른다면 환자가 굳이 의사 대신에 위험을 무릎 쓰고 약을 먹고 약의 효능을 보여주고 그에게 돈을 줘야 할까?

기술적 분석의 기초적인 것을 배우면 주식 시장의 상황과 기업의 상황을 볼 수 있고 투자 타이밍을 잡을 수 있게 된다. 강세장인지, 약세장인지, 지금 추세가 어떤지 기업이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지, 기업이 시장에서 외면을 받고 있는지 등을 알 수 있다. 물론 똑같은 악보를 보더라도 전문가와 초보자에게는 시각 차이가 발생한다. 혼자서 모든 걸 다 헤쳐 나가려 하지 마라!


위에도 말했다시피 천사 같은 수많은 사람들이 주식시장에는 있고 길거리에 널린 것이 증권사이다. 물론 그들은 서로 자기 말이 맞다고 우길 수도 있다. 그들의 말을 전적으로 믿고 따를 필요는 없다. 다만 그들의 의견을 참고하기만 하면 된다. 그래도 확신이 안 선다면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다수결을 선택해도 된다. 그러나 군계일학(群鷄一鶴)이라는 말처럼 다수결이 진리는 아닐 뿐더러 소수의 의견을 존중해야 하고 다수의 방향과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그들의 생각과 다른 생각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투자를 해야 하는 순간도 있다.(대충 이런 걸 역발상 투자법내지 가치주 발굴법 따위로 부르긴 한다. 추후에 좀 더 내공이 쌓이고 자금의 여유가 있다면 이런 종목을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 보길 바란다.) 아무튼 일단 이러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으면 바로 투자하지 말고 충분한 의견을 청취하고 당분간 지켜보면서 결정을 해도 결코 늦지 않다.


단, 대한민국의 애널리스트들이든 전문가들에게는 이상한 특징이 있다는 점은 명심하기 바란다. 그들은 절대로 팔라고 하지 않는다. 언제나 어느 때나 무조건 사라고만 한다. (물론 간접적으로 간헐적인 매도의견을 표출하긴 하지만 눈치도 없고 멍청한 필자는 모르겠다. 여기서 팔자가 말하는 매도는 손절매 가격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기술적 매수 시점을 지난 고점이어도 미래가치를 외치며 신고점을 갱신 할 것이라는 논리로 그들을 따라 고점에서 매수한 초보 투자자를 유혹한 후 무책임하게 장기투자를 하면 된다는 보유의견을 내뱉는다. 왜 전문가라는 인간들이 굳이 한 달, 한 주, 하루 전에 비싸게 사라고 했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플레이어로 당신이 직접 게임을 하고자 한다면 주식시장과 주식투자에 대한 무엇이든 알아야 한다. 자신이 아는 만큼 보이고 주식투자는 투자자가 알아야 승리할 수 있는 지적 게임이다. 게임의 용어와 기본적인 지식조차 모른 체 플레이를 하겠다는 것은 게임 판의 고수들에게 돈을 상납할 테니 기다리라는 것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 아무리 매매하는 방법이 간단하다고 하여도 주식시장이라는 게임 판의 수많은 호구 중에 한명이 당신이 될 뿐이다! 그러니 주식투자라는 게임에 있어서 기본적인 용어와 시장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은 기본 중에 기본일 것이다.


주식투자에 관한 모든 걸 알고 외우라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외우고 계산하고 가정을 하고 학설을 세우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에 당신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을지도 모른다. 모른다면 최소한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던지 주위의 전문가들에게 물어보고 확인하라는 것이다! 옛날에는 인터넷이 없었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지금은 컴퓨터가 있다. 만약 컴퓨터 키기가 귀찮다면 스마트폰으로 찾아봐도 되지 않는가?! 주식투자를 하는 당신의 투자금이 그 정도의 노력을 해도 될 정도의 가치가 있지 않은가?


노력하기 싫은 분이나 노력할 시간이 없는 분(?)은 간접투자로 수익률이 좋다고 은행, 보험, 증권사 등에서 펀드를 가입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운용되는 펀드도 그 종류만 해도 수 천 가지이다. 아마도 주식시장에 상장된 종목보다 펀드가 더 많을 수도 있다. 펀드의 수익률이 얼마인지만 물어 보지 말고 원금은 보장되는지, 어떻게 운용되는지를 판매원(?)에게 꼼꼼히 물어보시길 바란다. 그런데 혹 그들이 모르거나 설명하지 못하는 거라면 위에서 말한 의사의 약과 같은 것이다. 억지로 먹고 임상 실험용 쥐가 되지 않길 바란다.

주식투자는 수많은 용어와 고수와 하수가 함께 전략과 전술을 이용하여 경쟁하는 게임 판이다. 승리하는 플레이어가 되려면 상대방이 사용하는 전략과 전술도 알아야 한다. 그것이 매매방법이 됐든 무엇이 됐든 알아야 한다. 그래야 그것들이 게임을 할 때 당신의 힘이 되고 심리 형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1. 앙드레 코스톨라니, 정진상 역 <<코스톨라니 투자총서 2 - 투자는 심리게임이다>> 미래의 창 (2005) 240p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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