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의존성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y : 한 번 설정된 경로에 의존하면 나중에 그 경로가 비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알아도 그 경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경향성을 뜻함)이라는 이론이 있다. 경로의존성이 주식투자에서도 발견되는데, 종목 선택과 분석에 있어서 대부분의 경험이나 정보가 부족한 개인투자자들에서 나타난다. 개인투자자들은 종목에 대한 스스로의 분석과 판단보다는 주변에서 제공(?)하는 투자 정보에 의존하여 투자하는 경우가 바로 경로의존성 현상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접하기 쉬운 주변의 정보 제공자는 각기 다르겠지만 대체로 증권사, 애널리스트, 인터넷 카페, 동호회, 지인 등이 대부분일 것이다. 또한 TV, 신문, 경제주간지, 라디오, 인터넷 등의 매체를 통해서도 투자정보를 접한다. 혹은 점쟁이가 쌀을 던져가면서 찍어주는 종목에 투자하는 분도 있을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정보의 신뢰성에 대해서 의심을 한다. 그리고 그들 나름대로 종목에 대한 분석과 판단을 하게 되지만 그런 정보에 의존하여 몇 번의 짭짤한 수익률을 보게 되거나 수익을 거두면 맹목적인 믿음으로 변하게 된다. “자신의 종목에 대한 분석과 판단이 정보제공자보다 못하지 않겠느냐? 번거롭게 분석과 판단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어찌보면 보통 일반적인 사람으로써 당연한 현상이다. 또한 정보제공자가 이미 언급한 것이 자신이 종목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점에서 비슷하게 매치가 된다면 더욱 정보제공자의 판단을 맹신하게 된다. 혹은 실제로 매치되지 않더라도 마치 매치되는 것처럼 보인다.
왜? 잘 모르니깐 정보제공자가 했던 말과 일치되는 것처럼 여겨진다. 자신의 분석과 판단이 부질없는 짓으로 생각되어지고 정보제공자에 대한 믿음은 맹목적인 신앙으로 변해 버리게 된다. 즉, 경로의존성으로 인하여 그 정보가 잘못됐다는 신호가 오는 순간이 몇 번에 걸쳐서 발생하더라도 그 정보제공자의 정보를 맹신함으로 인하여 점점 더 객관적인 생각과 냉철한 사고를 하지 못하는 상태를 맞이한다.
또한 나 말고도 다른 많은 사람들(동호회나 카페와 같은 커뮤니티 회원들)이 함께 같은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면 경로의존성이 한층 더 강화되어 더 더욱 그들에서 빠져 나오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낭떠러지를 향해가는 한 무리의 오리 떼와도 같다. 그들 중에 누군가가 냉철하고 객관적인 사고를 되찾아 “지금 방향으로 가면 낭떠러지라서 다 죽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을 하게 되면 오리들에게 뭇매를 맞게 된다. 굳은 심지로 오리 떼를 떠나가게 되면 변절자라느니 배신자라느니 믿음이 그렇게 약해서 어떻게 하겠냐느니 따위의 온갖 비난과 폭언에 시달린다. 그들은 낭떠러지에 떨어지는 순간까지 다 같이 꽥꽥거릴 것이다. 슬픈 동화 같은 현실이다. 아닐 것 같지만 이런 분들 매우 많다.
이들이 내세우는 수백~수천(%)의 수익률이나 매일매일 올라오는 수익률들을 보면 그들에 대한 존경심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다. 가끔 그들을 보면 주식투자클럽이 아니라 거의 종교집단 수준이다. 자신의 수익률은 너무 초라하게 여겨진다. 그들의 안목에 놀라고 그들과 같은 대박을 꿈꾸지만 자신의 수익률은 이상하게 뒷걸음친다. 하지만 그들은 언제나 자신들의 놀라운 수익률을 보여주지만 정작 투자금과 수익금은 공개하지 않는다. 계좌도 그들 자신 것인지 이름도 공개하지 않는다! 또한 그들은 늘 시장수익률을 뛰어넘는 놀라운 수익률만 보여줄 뿐 단 한 번의 손실도 발생하지 않는다. 이런 상식 밖의 놀라운 투자 실력을 가진 초능력자들이 왜 몇 푼 안 되는 회원비에 연연하는지 도통 모르겠다. 꿩도 먹고 알도 먹자는 전법일까?
cf 1> ☆☆사이트의 당일 거래한 매매일지
cf 2> ◎◎사이트의 당일 거래한 매매일지
cf 3> ◇◇사이트의 일주일 거래한 수익률 현황
자! 그들의 놀라운 수익률을 보았는가?
자신들의 놀라운 수익률을 자랑하는 전문가들이 인터넷 사이트에 자신의 수익률을 자랑하기 위해 올린 매매일지들이다. 지워진 부분은 필자가 지운 것이 아닌 그들이 지운 체로 올린 것이다. 당일 거래한 수익률을 공개하면서 왜 지웠는지 정말 모르겠다. 그들의 매매일지에 수량이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은 단 1주만 사서 수익률 순으로 배열하며 올릴 수도 있다. 좀 더 심한 사람은 포토샵으로 그냥 대충 숫자를 써넣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아무리 시장이 안 좋아도 언제나 높은 수익률을 거둔다. 정말 대단한 분들이고 존경할 만하다.
안타깝지만 이런 유료카페 회원이나 자신이 분석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분석에 따라 종목을 매수하는 분들은 주식투자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눈치껏 요령껏이라도 하여 본전유지라도 하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투자하시길 하는 바람이다. 주식투자는 자신이 직접 종목을 발굴하고 트레이딩을 잘 하여도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매일 절대 손실을 보지 않고 100% 승률을 자랑하는 대가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금까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그런 사람들이 수백 명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아무리 그들을 따르는 유료회원이라도 자신이 직접 종목을 발굴하고 트레이딩에 대한 최소한 노력도 없이 자신의 재산이 불어나길 바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누가 대신 나의 밭에 씨는 내가 뿌릴 터이니 어떤 씨를 뿌려야할지 언제 뿌려야할지 밭은 언제 갈아야하고 잡초는 언제 뽑아야 하는지 가르쳐 주길 바라는 농부의 심정이나 매한가지 일 것이다. 이런 농부의 마음자세로 농사를 짓는다면 성공하겠는가? 필자가 존경하는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자신의 저서 ‘실전 투자강의’의 서문에 이런 내용의 글이 있다.
주식투자에 있어서 종목을 발굴하는 것이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주식의 기본이자 가장 중요한 것일 지도 모른다. 발굴한 종목이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종목을 보면 이 사람이 투자자인지 도박꾼인지도 알 수 있게 된다. 또한 발굴한 종목을 선택한 이유에 관해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의 안목과 실력도 알 수 있다. 그런데 그들은 자신의 안목에 대한 부끄러움이나 노력도 없다. 단지 애국심에서 비롯된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믿음과 자신이 매수한 종목에 대한 애정만이 느껴진다. 그러한 안목의 발전 없이 주식시장에서 성공하며 끝까지 살아남기를 바라는 것은 전쟁터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주길 바라는 것과 같다. 하지만 절대 아무도 당신을 끝까지 지켜주지는 못한다.
언젠가는 이런 멍청한 투자자를 노리는 사악한 기업 내지 정보제공자의 먹이가 될 것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주식 시장을 떠나라! 당신의 피 같은 재산을 낭비하고 싶으면 카지노나 경마장을 향해서 가면 된다! 최소한 그곳에서 당신은 즐길 수라도 있다.
아! 혹시 당신이 투자한 돈이 없으면 회사가 망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떠나지 못하는 분이 계신다면 걱정 붙들어 매시라는 말을 꼭 꼭 하고 싶다! 뒤도 돌아보지 말고 떠나세요! 그게 장수하는 비결이다. 아니면 며칠 내지 몇 달 후에 옥상 난간을 붙잡고 있는 당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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