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
기관투자자라 하면 특정 기관에 소속된 법인형태의 투자자들이다. 이 기관에 소속된 전문가들은 투자지식, 자금력이나 증권시장에 대한 영향력도 일반개인투자자보다 월등하게 우세하다. 기관은 증권회사, 보험회사, 투자신탁회사, 은행, 연기금, 사모 펀드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연기금이라 하면 연금(pension)과 기금(fund)을 합친 말이다. 우리나라의 4대 연기금으로는 국민연금기금, 공무원연금기금, 군인연금기금, 사립학교교직원연금기금을 일컫고 그 외의 국민체육진흥기금, 전력산업기반기금 등의 각종 자금을 포함한다. 증권, 보험, 은행, 종금, 사모 펀드 등은 자기자본투자매매(PI : Principal Investment)를 한다. 자기자본투자매매는 고유자금을 직접 주식, 채권, 부동산, 인수합병(M&A) 등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것을 의미한다. 자기자본투자매매를 구분할 때는 국내 증권사들의 경우와 외국 투자은행들의 차이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투신의 움직임을 주목하는 이유는 펀드의 매매 동향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단위 : 억원)
기관투자자는 자체 회사의 내규에 따라 포트폴리오와 자금의 운용규정에 따른 종목선택과 손절규정을 두고 주식투자에 임하게 된다. 기관의 자금은 자신들이 보유한 자금이지만 고객들이 위탁한 돈을 운용하여 실적을 내서 돌려줘야 하는 부담감이 있는 자금이기도 하다. 또한 그들은 자신들의 자금규모에 의한 종목선택과 보유기간에 제한도 받게 된다. 일정 자금을 항상 움직여야 하기에 장기 보유 따위는 생각하지 못할 수도 있다.
기관의 자금은 운용하는 소속 전문가에 의해 매매가 이루어지는 데 전임자가 투자한 것을 후임자가 승계할지도 의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1~2년이란 기간은 엄청난 장기이고 생각할 수도 없을 정도로 먼 미래일 수 있다. 따라서 너무 많은 투자금이 항상 투자주체들에게 유리한 것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자신들의 투자금에 비해 시가총액이 작은 회사는 그들의 포트폴리오의 일정비율을 채우기도 전에 씨가 말라버릴 수 있다. 5%룰이 없다면 “씨 말리기 전법”을 사용할 수 있겠지만 5%룰이 존재하여 자신들의 포지션이 들어나는 단점을 가지고 매매를 해야 한다. 혹은 너무 많이 매수하여 정체가 드러나 매매를 할 때 애를 먹는다거나 오히려 고가에 매수해줄 주체가 없어지지 않을 만큼 유동물량 비율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피터린치도 이러한 펀드들의 제약을 자신의 저서 <<피터 린치의 이기는 투자>>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하였다.
기관 소속의 전문가들은 언제나 자신들의 입장에서 이야기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주로 자신들이 매매를 할 수 밖에 없는 종목들에 포커스를 맞춘다. 회사 내규에 어긋나지 않는 포트폴리오와 투자기간 등을 감안하여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물량을 받아줄 멍청한 투자자들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언제나 방송에서 개인투자자들에게 안전한 대형주 위주의 매매를 하라고 한다. 하지만 어쩌면 그들이 말하는 대형주 위주의 매매가 자신들의 물량을 받아줄 투자세력이 필요한 것이거나 유지하기 위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문이 가끔 들기도 한다.
애널리스트들이 조사하는 대형주 외에 그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 중소형주 중에도 안전성과 성장성을 갖춘 회사들은 존재한다. 만약 당신이 기관투자자가 아니라 개인투자자라면 굳이 대마불사(大馬不死)라는 착각으로 주식투자를 하지 말자. 대마(증권사)는 죽지 않을지 모르지만 소마(개인투자자, 전문가)는 죽고 사라진다. 개인투자자는 흑묘(黑猫, 대형주)든 백묘(白猫, 중소형주)든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종목이면 될 뿐이다.
- 피터 린치, 존 로스 차일드 공저, 권성희 역 <<피터 린치의 이기는 투자 Beating the Street>> 흐름출판 (2008) 119p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