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통이 되는 책, 미야 에이지 - 한국산업훈련연구소 1998년 11월 23일 초판
p31,
.....마케팅은 역전의 발상, 즉 기업이 소비자를 바라다보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기업활동을 바라다 본다는 관점에서 시작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소비자 정보의 좋고 나쁨에 따라 마케팅의 좋고 나쁨이 결정되는 것이다.
공학적인 제품개발이나 신기술개발에는 많은 연구개발비가 소요되지만, 마케팅의 발상은 극단적으로 말해 종이와 펜만 있으면 아이디어가 탄생된다는 논리이다.
정보, 경험 육감, 지혜, 논리의 전개능력, 넓은 시야 등 개인능력개발에는 자금이 필요하지만, 하드면의 R&D에 비교하면 그래도 값싼 편이며, 부가투자를 별로 하지 않아도 계속 아이디어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즉 마케팅 발상을 위해서는 거의 돈이 들어가지 않는다. 새로운 발상을 위해서는 각종 시장조사비가 필요하지만, 공학적인 연구개발비에 견준다면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적다고 할 수 있다.
적은 투자액으로도 마케팅 발상이 가능하며, 만일 성공하는 날에는 엄청난 비즈니스를 낳게 되므로 마케팅에 대한 투자 수익률은 대단히 높다고 하겠다.
p69,
마케팅에서 흔히 함정에 빠지기 쉬운 자가당착의 논리가 있다. 그것은 "마케팅은 고객을 중시하기 때문에 마케팅 자체는 절대로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언뜻 생각하면 흠잡을 데가 없는 옳은 사고인 듯하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대개의 경우 아무 문제점도 없다는 마케팅 조사를 그대로 믿었다가 실패한 예는 너무도 많다.
왜 그럴까? 조사를 통해 나온 정보들은 거의 진부한 과거 환경 속에서 예측한 것들이기 때문에 미래의 예측에 결부시키기가 매우 부적절하다. 그리고 그 정보를 분석하는 사람에 따라서도 평가가 다르며, 그것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영자의 해석능력에 따라서도 기업활동은 크게 달라진다. 특히 시장조사를 신뢰하는 선입관이 강하면 강할수록 냉정한 해석을 내리기가 곤란하여 결국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시장조사에는 문제점이 있다는 전제하에 정보를 검토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유도해낼 수가 있다.
특히 미래를 예측하는 질문, 소비자의 욕구탐색을 위한 질문, 그리고 소비자의 경제력이나 구입능력과 입장 등을 전제로 하지 않는 질문은 현실과 거리가 먼 해답밖에 얻지 못한다. 또 소비자는 적당히 대답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고 싶지 않거나 살 수 없는 사람이 사고 싶다고 대답하며, 맛이 없어도 체면치레로 맛이 있다고 대답하기도 한다.
이렇듯 애매모호한 시장정보인데도 이 정보를 고도의 테크닉을 구사하여 통계적으로 분석한다 해도 정확한 해답은 나오지 않는다. 쓰레기 같은 정보는 아무리 분석해도 쓰레기일 뿐이다. 이러한 정보는 조사자나 분석자의 자기만족을 충족시킬 뿐이며, 조사기관의 경비만 늘어날 뿐이다.
p73~74,
마케팅의 의사결정에 있어서 참가자 전원이 찬성하는 것은 자칫 잘못된 의사결정이 되기 쉽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의 상식으로 생각할 때 회의 안건은 전원 찬성으로 통과되어야 하고, 그렇게 되도록 사전 공작까지 하지만 마케팅에서의 만장일치는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그 이유는 전원 찬성이 비록 형식적이라고는 하나 법적으로는 의사 결정자 전원이 옳다고 생각해서 이루어진 것이다. 누구든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이미 상식화된 것이어서 마케팅 의사결정치고는 참신성을 상실한 진부한 결정이 된다.
마케팅은 선행이나 타이밍을 중시하기 때문에 기업이 끌려 다니는 듯한 행동은 기업 자체를 파멸로 이끌 수도 있다. "시간은 돈이고 때늦은 행동은 도산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원이 찬성할 때까지 결단을 미루거나 전원이 합치된 의견에 도달할 때 비로소 고 사인(go sign)을 낸다면 빠른 속도로 변해 가는 비즈니스, 특히 마케팅에서는 치명적인 지체가 되는 것이다. 어쨌든 의사결정자 전원이 가까스로 납득한 문제는 메리트가 이미 과거에 묻혀 버리거나 도망간 대어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의사결정 사항이 참신한 문제이거나 획기적인 문제는 새롭고도 큰 비즈니스 찬스가 되는 경우가 많다.
마쓰시다 코노스케는 사내의 모든 반대의견을 물리치고 사업에 성공햇다고 한다. 소니의 워크맨, 혼다의 시티, 이토요카도의 세븐일레븐 등도 다수의 반대를 물리치고 소수의 의견을 받아들여 성공한 예이다. 이들은 모두 업계의 상식을 타파하고 혁명적인 상품과 비즈니스를 성공시켰다. 상식을 거부한 상품들은 모두 비상식적인 상품이기 때문에 당연히 많은 반대의견이 분출하게 마련이다. 그것을 단호하게 밀어붙이고 강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강력한 카리스마적인 실행력을 지닌 경영자가 존재하든가, 아니면 도전정신이 왕성한 기업체질을 지닌 기업이 아니면 안 된다.
전원 찬성에 의존하는 기업은 극히 보수적이며, 안일한 사고에 빠져 현상유지에만 매달리는 병약한 기업이다.
마케팅에서는 이러한 기업체질에 대한 반발이 강하다. 그 이유는 경쟁사와 죽느냐 사느냐의 처절한 싸움을 전개하다가 패하면 기업은 망해 버리는 일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상유지나 타사와 비슷한 동질적인 전략, 도전적이 아닌 수비적인 전략에 대해 강한 반발을 불러 일으킨다. 그리고 장래의 기업환경은 현재의 기업환경과 전혀 달라진 이질의 환경이 된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대기업병 같은 것에 감염되어서 안 된다.
p75~76,
............창조적인 파괴는 새로운 창조를 탄생기키기 위한 파괴인데, 이때 기존의 체제나 사고는 처절한 저항을 계속한다. 지금까지의 상식이 부정되고, 최고의 지위에 군림했던 기업이 배척되며, 비상식적인 것이 허물어지는 순간이기 때문에 기존 체제는 그야말로 몰락의 운명을 맞게 된다.
통상 혁신적인 것은 상식과 기존 체제의 저항을 받게 되고, 창조적인 파괴는 비교적 장시간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마케팅에서는 아주 단시간 내에 종료된다. 마케팅에서는 소비자가 주인이며, 그 소비자가 어떠한 상식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창조적 파괴의 속도는 달라진다.
소비자는 소비생활의 상식 파괴에 대해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 소비자는 자신에게 이롭다고 생각하면 그 제품과 서비스를 구입하기 때문에 기업이 비상식이라고 생각한 제품과 서비스라도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경우가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상식에 집착하여 창조적인 파괴에 대하여 저항하는 일이 많다. 그러나 마케팅의 세계에서는 혁신적인 것은 환영을 받고 상식은 무너지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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