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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주식투자의 정석

증권방송의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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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방송의 전문가?!





우리는 주식방송을 통해서 개인투자자들이 전문가에게 투자 상담을 받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여러 명의 전문가나 한두 명의 전문가가 나와서 보유, 매수, 매도 등 각자의 의견을 표출하고 그들은 각기 일견 합당한 자신들의 주장을 내놓는다. 그런데 주식 투자 전문가들이 특정 종목에 대하여 의견이 일치하지 않고 각자 다르다. 누구의 말을 신뢰하고 선택할 것인지는 투자자에게 전적으로 달려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그렇게 다른 의견을 내놓을 수밖에 없을까?




주식시장이 기본적으로 수학 문제처럼 정답이 딱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주식투자는 기업의 미래를 상상하는 것이다. 하지만 객관식 문제의 정답을 맞추는 것에만 익숙했던 우리들에게는 너무 어려운 일이다. 



우량주에 대한 생각도 전문가들(소속회사의 특성이나 내부규정에 따라)마다 다르다. 또한 장기투자에 대해서도 전문가들마다 시간적 길이도 다르다. 심지어 그들은 종목을 분석함에 있어서 바닥이나 고점을 평가할 때조차 각기 다르게 해석한다. 물론 그들이 전문가이지만 자신이 담당하는 섹터의 종목이냐 아니냐에 의해 업황이나 시황 같은 세부사항을 잘 모른 체 대충 말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들이 일반투자자와 다른 것은 전문적인 용어와 어려운 말을 많이 자주 사용한다는 것 뿐일지도 모른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증시 비평가들에게는 이상한 사각지대가 있다. 그들은 일단 현재의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미래를 확실히 볼 수 있다고 가정한다. 그들이 현재의 불확실성을 예상할 수 없는 것처럼 미래에도 불확실성은 존재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는 것이다. [각주:1]

 




TV에 나오는 전문가라고 모두가 실력 있는 진정한 전문가는 아닌 것 같다. TV에 나온 어떤 전문가에게 본인이 말한 대로 자신의 투자의견에 맞춰 그의 돈으로 직접 투자를 해보라고 하면 그는 매우 당황할 것이다. 그 전문가는 어제 밤에는 방송에서 “화학 업종이 턴어라운드(Turn around)에 도달했다”고 말해 놓고 다음날 아침 방송에서 투자 상담을 할 때는 “화학 업종에 대한 비중을 축소하고 현금 비중을 늘려야 한다.”라고 한다. 이 전문가는 턴어라운드라는 단어의 뜻을 모르나? 아니면 방송 분량을 채우기 위해서 졸린 데 아무 말이나 지껄이는 것인가? 혹시 술을 먹고 음주방송을 한 것인가? 아무리 모의투자라지만 태반의 전문가라는 양반들이 시장 탓을 하고 시장 수익률도 못 따라가다 못 해 마이너스수익률을 거둔다면 이들이 진정 전문가일까? 진정한 고수인지는 각자가 생각해보길 바란다. 






전문가의 실적만 믿고 좇으면 잘못된 투자 모델을 절대로 바꿀 수 없다. 통계학적으로 봤을 때, 전문가들도 일반 개인 투자자처럼 시장수익률에 뒤지는 경우가 훨씬 많다. 하지만 이런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전문가들은 자신감을 잃지 않는 것 같다. 적어도 내가 대화를 나누어 본 전문가들은 자신이 시장수익률을 넘어설 수 있다는 자부심은 가득했다. 자기 자신이 남보다 뛰어나다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이런 자신감은 믿을 게 못 된다는 ‘위비곤 호수 효과(Lake Wobegon Effect)’처럼 모두 자만심에 푹 빠져 있는 듯하다. [각주:2]

 





어느 증권방송을 봐도 전문가들은 언제나 자신감이 흘러넘친다. 정말 실력 있고 시청자를 위한 조언을 하는 방송과 전문가가 있는가 하면 어떤 방송을 보면 정말 저 사람이 전문가가 맞을까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종목을 선택하고 언행을 일삼는 전문가들도 나온다. 인터넷에 떠도는 사람들에 비하면 아무리 케이블 TV지만 TV에 나올 정도면 전문가는 맞을 것이다. 하긴 예전에 낮에는 TV에 출연하고 밤에는 강도짓을 하던 엽기적인 주식전문가도 있었다.



TV에 출연해서는 시청자의 고민을 해결해 준답시고 기업에 대한 기본적인 것도 모른 체 얼렁뚱땅 차트로 모든 걸 해결하려고 한다. 그런 전문가들이 모여서 수익률로 진검승부를 펼치는 어떤 방송은 정말 가관이다. 거래하는 종목에 시가총액, 거래금액, 거래량 등의 아무런 제한도 없이 수익률만 거두면 되기 때문에 그들이 언급하는 종목의 대다수는 중소형주 위주이다. 물론 그 방송을 시청하는 시청자들의 추종매매를 무시할 수 없으므로 일정한 제약을 둔다. 하지만 매출은 미미하고 부채만 늘어나는 불안전한 기업도 스토리나 테마가 있을 것처럼 말한다. 이와 같이 테마주도 스스럼없이 방송에서 이야기하고 추천을 하며 수익률을 추구한다. 그들이 방송에서 1등을 하면 얼마를 받는지는 모르겠다. 혹은 모방송 투자대회 1등 이런 스팩이 필요한 것일까? 그런데 전문가들이 언급했던 종목이 얼마 안 가서 거래정지가 되거나 주식시장에서 사라지는 경우까지 종종 발생한다. 고(故) 박용하 주연의 영화 ‘작전’에서 작전세력에게 돈을 받고 방송에서 떠드는 전문가처럼 방송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아무 근거도 없이 영화화하지 않았을 것이고 영화 같은 현실이 없으란 법은 없다 .



증권방송에는 전문가들이 나와서 일정 기간 동안 종목을 선택해서 수익률을 겨루며 수익률로 순위를 매기는 프로그램들은 많다. 그런데 이런 증권방송에 출현해서 자신감 있게 1등을 자신하던 어떤 전문가들은 그 방송의 특성인 대박을 터트릴 종목을 발굴해야 하는 자신의 전문성을 보여주지도 못한다. 오히려 기업조차도 파악하지 못한 체 거래정지 종목이나 하한가 종목을 발굴하는 전문성(?)을 보여준다.(어떤 전문가가 방송에서 열변을 토하며 추천하던 종목이 방송이 끝난 몇 달 뒤에 상장폐지가 된 종목도 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방송에 출연하며 전문성을 발휘하며 종목을 추천하고 있다.) 그런데 그의 수익률이라도 높으면 덜 창피할 텐데 수익률도 마이너스를 못 벗어난다. 이 사람들이 정말 전문가인지 주식매매를 실제로 얼마나 해봤는지 궁금하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거둔 전문가라는 양반들은 차라리 테마주 위주로라도 수익률을 거두던 전문가들보다 못한 듯싶다. 



수익률로 순위를 매기는 프로그램들은 방송특성상 시초가나 목표가에 일괄매수하기 때문에 분할매수, 트레이딩 스킬은 사용할 수 없다. 그런데 그들은 단기 낙폭과대주의 기계적 반등 따위를 노리고 승부를 한다. 어떻게 보면 단기에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1등을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리스크일지도 모른다. 그들이 골라내는 종목이 리스크가 높음으로 인하여 손절가에 다다르면 기계적인 손절처리를 하며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한다. 그렇게 제외된 후에 그들은 자신들이 추천했던 종목에 대해 A/S라 하여 일정기간이 지난 일부 종목의 높은 수익률을 보여준다. 그들이 하는 말은 자신이 선택한 종목은 괜찮았지만 타이밍을 잘못 맞췄을 뿐이다. 이 무슨 자기합리화의 최고봉의 개소리인가? 수익률프로그램에 출연할 정도의 전문가들이면 전문가답게 단기매매의 특성을 감안하고 상승할 종목을 골라내야 하는 것 아닐까? 당연히 타이밍도 맞춰야 전문가 아닌가? 시청자들 몰래 손절처리하고 재매수를 했나? 뭐하려고 2중으로 비용부담을 했을까?



증권방송에 나온 전문가들이 실제로 직접 투자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방송은 그냥 방송일 뿐인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렇게 손절처리를 하거나 전체적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인데도 웃으며 즐겁게 방송을 하지는 못 할 듯싶다. 정상적인 주식투자를 하는 정상적인 투자자라면 말이다. 


  1. 로저 로웬스타인, 김기준·김병숙 역 <<버핏 Buffett>> 리더스북 (2009) 173p [본문으로]
  2. 앨런 S.로스, 이채린 역 <<월스트리트가 알려주지 않는 투자의 비밀 How a Second Grader Beats Wall Street>> 신원문화사 (2010) 41p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