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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주식투자의 정석

페따 꼼쁠리(fait accomp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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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따 꼼쁠리(fait accompli)




페따 꼼쁠리(fait accompli : 기정사실)는 주식시장에서 수많은 투자자들이 좋은 소식에 울기도 하고 나쁜 소식에 웃기도 한다는 기정사실화 현상을 의미한다. 이것은 대부분의 우려가 실제로 일어났을 때 그것을 시장이 현실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우려했던 일이 눈앞에 펼쳐졌을 때 이 주식은 더 이상 떨어질 데가 없다는 것을 모든 참여자들이 인식한 것을 말한다. 반대로 예상했던 일이 수익이 발표됐을 때 이 주식은 더 이상 올라갈 데가 없다는 것을 모든 참여자들이 인식한 것을 말한다.



현재(2011년)에서 미래(2012년)에 일어날 일에 대하여 배팅을 한 투자자들에게 미래(2012년)가 현재(2012년)가 되었을 때 그것이 이뤄졌다면 또 다른 미래시점(2013년)을 예상하고 자신의 포지션을 결정을 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기존에 투자자들이 예상하고 배팅했던 미래가 이뤄진 현재시점에서 생각하는 기정사실화이다. 





어떤 사건이 일어난 후에는 ‘확고한’ 사실이 되고, 그 사실에 투자할 필요는 없다. 즉, 증권거래소는 미래에 일어날 일을 반영한다. 어떤 기업에서 1/4분기에 수익 상승을 기대할 수 있으면 주가는 서서히 올라간다. 사람들이 수익이 늘어날 것을 확실하게 믿는다면 주가는 더 빠른 속도로 상승한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하며, 공시되기 전에 주식을 사려고 한다. 그러다가 어느 날 그 기업의 1/4분기 수익이 공시되었는데 기대했던 것만큼 높다면, 주가는 바로 그날부터 떨어지기 시작한다. 예견했던 일이 일어났고, 그것은 이제 ‘페따 꼼쁠리’가 된 것이다. 모두가 공시 이전에 주식을 샀기 때문에 더 이상 매수자가 나서지 않는다. 몇몇은 이미 수익을 챙기고 나간다. 그러면 이것이 시세를 압박하게 된다. 물론 그 기업이 2/4분기에도 지속적으로 수익을 올릴 것이라고 하면 새로운 투자열이 나타나서 주가는 다시 올라갈 수 있다. 


만약 1/4분기의 수익이 기대한 것보다 낮다면 시세는 공시 몇 초 후에 곧바로 하락할 것이다. 이것은 수익이 지난 분기에 비해 훨씬 더 높아졌다든지 아니면 기록을 세웠다든지 해도 마찬가지이다. 단지 기대한 대로가 아니라는 것이 중요하다. [각주:1]






투자자의 심리변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특정사실에 대한 불안전성일 것이다. 이런 불안전한 상태가 발생하면 투자자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게 된다. 우려했던 부정적인 일이 막상 벌어지면 그 동안에 불안했던 투자자들은 오히려 그 사실을 인정하게 되는 것이고 그것이 곧 불안전성이 해소됨으로 인하여 주가 상승의 동력이 될 수 있다.



투자자 중에는 이런 불안전한 상황을 싫어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그들은 불안전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주식을 매도한 후에 관망하면서 지켜보고 있다가 해소된 후에 안전성을 되찾으면 다시 매수에 동참한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불안전성이 발생하여 투자자들이 사고 팔 때 이뤄지는 손바뀜과 가격변동성, 거래량 등을 즐기는 단기투자자들에게 더 없이 좋은 상황이 된다. 이런 것은 투자자의 투자성향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무엇이 옳다 그르다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리스크와 변동성을 즐기는 투자자라면 이런 불안정성을 이용한 매매로 큰 수익을 거둘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상승이 계속되다가 정체된 후 새로운 구매자를 기다리고 좋은 뉴스에도 더 이상 반응하지 않거나 심지어 주가가 떨어진다면, 이는 아주 나쁜 신호다.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것이다. 부화뇌동파는 있는 재산을 모두 주식에 투자했거나 심지어 돈을 빌려서 주식을 샀는데 좋은 뉴스가 있어도 새로운 구매자는 나타나지 않는다. 반대로 오랫동안 하락을 하다가 정체된 후 나쁜 소식에도 더 이상 나빠지지 않거나 심지어 주가가 오른다면 이는 아주 좋은 신호이다. 이때, 주식은 대부분 소신파의 손에 있다. 소신파는 나쁜 뉴스가 있을지 모른다는 것을 이미 계산하고 있으므로 나쁜 뉴스가 닥쳐도 놀라지 않는다. [각주:2]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이렇게 시장이나 종목에 관한 뉴스에 더 이상 투자자들이 반응하지 않을 때를 “페따 꼼쁠리”라고 하였다. 이것은 투자자들이 좋은 소식에 반응하지 않을 때는 주식시장이나 종목에서 나올 때이고 나쁜 소식에 반응하지 않을 때를 시장에 들어갈 때이다. 즉, 불안정성으로 더 이상 투자자들의 심리가 흔들리지 않는 고점과 저점을 나타낼 때의 시점을 일컫는 말이다. 





주식시장에서 인기 있는 격언 중 하나는 ‘전쟁의 대포 소리가 울릴 때 사서 승전보가 들릴 때 팔라’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격언이 잘못된 투자조언이라고 생각한다. 나쁜 소식이 들릴 때 주식을 사는 것은 매우 값비싼 전략이다. 특히 나쁜 소식은 더 나쁜 소식으로 악화되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악재가 쏟아질 때 뉴잉글랜드 은행 주식을 샀다가 많은 손해를 입었는가? 뉴잉글랜드 은행의 주가가 40달러에서 20달러로, 또는 20달러에서 10달러로, 다시 10달러에서 5달러로, 또다시 5달러에서 1달러로 떨어지는 순간마다 많은 사람들이 악재가 나올 때 사야 한다며 뉴잉글랜드 은행 주식을 매수했다. 그러나 뉴잉글랜드 은행의 주가는 0달러로 떨어져 투자한 돈 전체가 휴지조각이 되고 말았다.


좋은 소식이 나올 때 주식을 사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더 건강한 전략이며, 좋은 소식에 대한 근거가 확실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사는 것이 성공확률을 높이는 길이다. 시어스와 임대 계약이 이뤄진 다음에 그린 에이커즈 주식을 사면 시어스와 임대 협상 단계, 즉 소문의 단계에서 주식을 샀을 때보다 1달러 정도 손해를 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에이커즈와 시어스 사이에 진짜 임대 계약이 이뤄진다면 앞으로 그린 에이커즈의 주가는 1달러보다 훨씬 더 많이 오를 것이다. 그리고 임대 계약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소문만 듣고 사지 않고 계약 단계까지 기다림으로써 협상 결렬로 인한 주가 하락을 피할 수 있다. [각주:3]

 






불안전성에 투자자들이 반응하는 기정사실화를 부정적인 것과 긍정적인 것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악재가 오면 그 악재 이상으로 더 안 좋은 뉴스는 없을 것 같고 호재가 나오면 그 호재를 끝으로 더 이상의 좋은 뉴스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설상가상이고 금상첨화라는 말처럼 주식투자도 마찬가지이다. 바닥인 줄 알았더니 바닥을 뚫고 지하로 내려가고 천정인 줄 알았더니 뚫고 하늘로 올라가더니 우주로 올라가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주식투자는 기본적으로 상승에 배팅하는 것이 성공할 확률이 높은 게임이다. 떨어질 때로 떨어진 후에 반전하여 크게 상승할 것 같지만 오히려 악재에 꼬리를 물고 악재가 나온다. 하락하다가 반전해서 오르는 종목을 기다리다보면 바닥과 지하를 뚫고 사라져 버리는 종목이 더 많다. 그러면 다른 기업이 다시 주식시장에 나타나고 몇 년 후에 똑같은 절차를 밟으며 사라진다. 턴어라운드하는 기업을 찾기는 정말 어렵고 그럴 것이라 믿었던 많은 기업들은 힘없이 사라진다. 

  1. 앙드레 코스톨라니, 김재경 역 <<코스톨라니 투자총서 1 -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미래의 창 (2001) 236p [본문으로]
  2. 앙드레 코스톨라니, 최병연 역 <<코스톨라니 투자총서 3 - 실전 투자강의>> 미래의 창 (2002) 145~146p [본문으로]
  3. 피터 린치, 존 로스 차일드 공저, 권성희 역 <<피터 린치의 이기는 투자 Beating the Street>> 흐름출판 (2008) 384~385p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