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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주식투자의 정석

주주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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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란 무엇인가?


주주란 주식회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사람 또는 법인을 말한다. 자신의 투자금에 따라 일정 비율의 지분권을 행사하여 그것을 통해 회사의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즉 주주는 “1주=1표”인 경제민주주의원칙에 따라서 경영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일정비율의 지분을 확보한 투자자가 아니라면 대다수의 소액 투자자들의 경우는 회사의 경영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즉, 투자에 따른 시세차익 내지는 배당 수익을 바라고 주식투자를 하는 유동적인 투자자들이 주주의 대다수를 차지한다. 

장하준 교수의 저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중에서 주주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한다.



기업의 주인은 주주들이다. 그러므로 기업은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경영되어야 한다. 단순히 도덕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고정된 보수를 받는 종업원, 정해진 납품 가격을 받는 납품 업체, 약정된 대출 이자를 받는 은행 같은 다른 이해 당사자들과 달리 주주들은 고정 수입을 보장받지 못한다. 주주들의 수입은 기업의 실적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주주들은 투자 기업의 실적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기업이 파산했을 때에도 다른 이해 당사자들은 최소한 조금이라도 건지는 반면에 주주들은 모든 것을 잃는다. 이렇듯 다른 사람들은 부담하지 않는 리스크를 짊어지다 보니 주주들에게는 기업 실적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동기가 강할 수밖에 없다. 주주들을 위한 경영을 하면 기업 이윤은 극대화된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기여를 극대화하는 길이기도 하다. 

 



기업의 주인의 주주이고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서 경영하면 그것이 과연 사회적 기여를 극대화하는 길일까? 주식투자를 통해서 투자하는 주주들이 기업과 모든 것을 걸고 리스크를 함께 짊어지기 때문에 주주를 위한 경영이 기업의 이윤의 극대화와 동일시해야 할까? 

물론 주주들이 기업의 리스크에 투자를 하여 기업의 성장을 바라고 그것이 사회에 다시 환원되는 선순환 구조를 가지기도 한다. 기업은 필요로 하는 자금을 투자자들로부터 쉽게 제공 받고 이윤 창출을 위해 노력한다. 기업과 주주가 같은 이익이라는 공통 목표를 추구하지만 서로 다른 꿈을 꾸고 있다. 투자자에 대한 보상이 꼭 기업과 사회에 이익이 극대화되는 길은 아닐지도 모른다. 다른 꿈을 꾸고 있는 기업과 주주가 서로 이익을 공유하고자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주주들이 법적으로는 기업의 주인일지는 몰라도 그들은 기업의 이해 당사자 중에서 가장 손쉽게 빠져나갈 수 있고, 따라서 기업의 장기 전망에 가장 관심이 없는 집단이다. 보유 주식을 다 팔 경우 해당 기업이 위기에 빠질 정도로 지분이 많은 대주주 외에는 주식을 팔고 떠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주주들, 특히 소액 주주들이 장기 투자를 줄여 이윤을 극대화하고 그 이윤에서 주주에 대한 배당을 극대화하는 단기 수익 극대화 기업 전략을 선호하는 것도 바로 그래서이다. 이렇게 되면 재투자에 필요한 유보 이윤이 줄어들게 되므로 해당 기업의 장기 전망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주주들을 위한 기업 경영이 결국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다.[각주:1]

 


주주는 기업의 주인이 맞다. 하지만 주인의식이 그렇게 강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들은 기업에서 오랫동안 일한 직원들보다 기업에 대한 애착이 없다. 그들이 기업의 주인인 이유는 오직 자신들의 수익을 위해서 일 뿐이다. 그래서 그들은 기업이 자신이 원하는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거나 주저하게 되면 주인의 신분을 과감하게 버리고 수익을 챙겨서 떠나버리기도 한다. 

물론 이런 주주들이 소액주주들만 그렇다고 단정 지어서 먹(‘먹고 튀다’는 말의 준말)를 한다고 욕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기업의 대주주들은 절대 안 팔고 기업과 생사를 같이 할까? 국내기업의 백기사를 자처하며 엄청난 자금을 투자하며 대주주가 됐던 외국기관투자자들이 있었다. 그런데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외국기관투자자들이 국내기업에 투자해서 단물(?)은 다 빨아 먹고 간다는 먹튀 논란이 끈이지 않는다. 왜 기업의 큰 주인인 대주주가 기업과 생사를 같이하지 않고 오히려 기업의 단물을 다 빨아 먹고 기업을 져버리고 떠났을까?



이유는 모든 주식투자자는 근본적으로 기업에 투자하는 이유는 자신들의 수익창출이라는 것이 그 구차한 이유 중에 하나가 될까? 대주주라고 기업의 장기 전망을 보고 투자를 하고 소액투자자들은 오직 단기 전망을 보고 투자를 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 물량의 차이로 인하여 팔고 나가는 시점이 다를 뿐이다. 주식투자자들은 언제나 똑같은 자금으로 투자를 해서 최고의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취할 뿐이다.


소액투자자들이 대주주들보다 더 이 기업 저 기업 기웃기웃하는 것은 그들에게는 기업의 수익이자 자신들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업의 경영에 참여할 힘이 없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얻을 수 있는 2종류의 수익 중 그들은 오직 시세차익에 더 큰 목적을 두고 투자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주주들은 기업의 경영에 참여하여 자신들이 원하는 배당금을 챙길 수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자신들이 갖는 지분의 힘으로 인하여 시세차익+배당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쉽게 잡을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외국기관투자자이 국내기업에서 시세차익과 더불어 너무 많은 배당금을 챙기고 떠나려 한다고 욕을 한다. 이건 주식투자에 대해서 너무도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만약 외국기관투자자들이 없었다면 그 기업은 아마 망했을 것이고 직원들은 몇 년 전에 길바닥으로 쫓겨났을 것이고 다른 기업들도 연쇄 도산하는 사태가 벌어졌을 것이다.


이러한 시세차익과 배당금을 국내기관투자자나 개인투자자가 받을 수 없는 이유는 너무도 단순하다. 그들은 기업이 위험할 때 투자를 안 하지 않았는가? 투자자들이 많은 금액을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이 갖고 있는 잠재적인 리스크를 부담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주식투자에서 투자자가 보내는 신뢰는 투자금을 통해 얼마만큼의 지분을 확보하느냐에 있을 뿐이다.


위험을 감수하고 외국기관투자자들이 투자를 했으면 그들이 수익을 챙기는 것이 외화유출이라는 논리로 그들을 욕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주식투자의 기본적인 논리에 따라 투자를 한 것이고 지금 매력적인 조건으로 그들의 물량을 받아준다면 그들에게는 경영권보다는 수익이 우선이다. 우리나라 다른 기업의 시각에서는 그들이 받는 배당이 많은 금액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도 매력적인 기업은 얼마든지 있고 고배당을 주더라도 그들의 자금을 유치하고 싶어 한다. 


입장을 바꿔서 우리나라의 기관투자자들이 다른 나라에 투자를 해서 수익을 챙길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인간사에서는 윤리와 양심을 따지고 상도덕을 물을 수 있지만 기업윤리와 경제논리에서는 양심을 따지는 것은 너무나도 순진하고 멍청한 논리다. 

  1. 장하준, 김희정·안세민 역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23 things they don't tell about Capitalism>> 부키 (2010) 32p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