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의 함정
어느 기업의 미래가치를 두고 생각할 때 현재가치가 형편도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럴 경우 가치투자라는 관점에서 기업 실적이 뒷받침이 되어 시장에 주목을 받기 전까지는 주가는 저점에서 맴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시장의 주목을 받기 전에 저가에 매수한 투자자는 주가가 상승 할 경우는 심리적 안전 마진을 비롯한 투자 수익은 상상을 초월하게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가치투자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당장 아기의 분유 값도 없고 전기세, 수도세도 못 내는데 기업의 몇 년 후의 미래를 내다보고 가치투자를 할 수 있을까? 또는 남의 돈까지 빌려서 이자를 꼬박꼬박 내며 몇 년에 걸친 가치투자를 고수할 수 있을까? 정상적인 생활이 될 것 같은가? 이런 투자자들의 인내력이 얼마나 갈지는 안 봐도 비디오다. 남의 돈을 빌려서 주식투자를 하는 것은 죽음을 향한 초대장을 받는 것과 같은 것처럼 가치투자로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사람들은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한 선에서 자신의 여윳돈을 투자한 투자자일 뿐이다. 게임을 즐기는 사람은 절대로 남의 돈을 빌려서 하지는 않는다. 남의 돈을 빌려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은 게임의 단계를 넘어선 도박의 영역에 들어선 것이고 그것이 곧 보이지 않는 투자자의 심리적 마지노선을 줄어들게 만드는 리스크일 뿐이다.
가치투자에 나오는 투자수익은 가격변동에도 굴하지 않을 수 있는 투자심리를 갖추고 있어야 하고 그것은 어찌 보면 현실의 견실함에서 나오는 여유가 장기적인 가치투자를 하게 만드는 그 인내의 가치가 빛을 발하는 것이다. 세계 제일의 부자이자 투자자인 워렌 버핏이 가치투자, 장기투자의 귀재로 “10년을 가지고 있지 않을 주식이면 10초도 갖지 말라!!”는 명언을 남겼다. 과연 그도 내일 당장 자신이 좋아하는 코카콜라를 사먹을 돈이 없었다면 저런 여유 있는 발언을 할 수 있었을까? (물론 그는 돈이 많아서 코카콜라로 방 한가득 채울 만큼 미리 사서 집에 보관하며 먹는다고 한다. 그는 코카콜라를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그는 장기투자에 적합한 투자환경을 만들었고 그 환경 속에서 자신의 안목과 인내력으로 진가를 발휘해서 세계 제 1의 투자자가 되었다. 물론 워렌 버핏에게는 인내력만큼 뛰어난 안목도 있었다.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하지도 못하는 투자자들이 아무리 3 ~ 10년 아니 100년을 투자해도 성공하기는 매우 힘들다.
자! 그렇다면 10년을 투자한다. 아니 3년 이상의 장기간 보유할 생각을 갖고 있는 투자자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서 “어젯밤 꿈속에 조상님이 나타나 ○○주식을 사라!”고 했다. 또는 우연히 TV를 보다가 증권방송에서 어떤 전문가가 사라는 종목에 투자를 하라고 했다. 그래서 조상님이나 전문가를 믿고 장시작과 동시에 전 재산을 시초가에 몰빵하고 3년을 갖고 있을 경우에 그가 과연 가치투자자인가? 현명한 투자자로 보이는가?
예를 들어 3년이란 장기간을 보유한다면 매수할 시점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내가 사자마자 그 종목이 미친 듯이 날개를 달고 연속 상한가를 찍으면서 전고점을 갱신하고 신고점을 형성하며 계속해서 3년 내내 오를까? 아직 주식시장에 3년 동안 계속해서 오르기만 하는 종목은 나타나지 않았다. 여기서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은 저런 착각을 투자자들은 너무 자주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주식투자를 자신에게 돈이 갖고 있는 의미와는 상관없이 너무 쉽게 생각하고 몰빵을 하고 목이 빠져라 기다린다. 혹은 한 종목에 한 번에 너무 쿨하게 투자를 하고 기다린다.
<엔씨소프트(036570) 월봉차트>
위에 차트는 NC SOFT의 “월봉” 차트이다. 저 차트를 보면 무슨 생각이 드는가? 몇 년 동안을 박스권(A)과 같은 변동성 없는 가격대를 형성하였다. 물론 A구간대에서 보면 급격한 가격변동이었던 것도 그 기간을 늘려서 보면 하찮은 움직임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시세가 오르는 기간(B)도 장기간에 걸친다. 그 어떤 기업도 비오는 날 길에서 하루 동안만 장사하는 우산장수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워렌 버핏은 보유한 주식이 50% 급락하는 것을 견뎌낼 자신이 없는 사람은 주식투자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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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부분의 투자자의 손절매는 매입가 대비 10~20%이지 않는가? 손절매가를 51%로 설정하면 워렌 버핏을 이기고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가치투자자는 그만큼 신념을 가지고 오랜 기간 인내할 수 있는 투자자여야 한다. 주식시장에 반등기가 올 것인지 폭락기가 올 것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런 기회가 왔을 때 조그마한 수익이라도 누리기 위해서는 투자자는 항상 주식을 보유하고 있든가 아니면 매수할 수 있어야 할 뿐인지도 모른다.
또한 가치투자자는 투자 종목이 갖는 내재적 리스크(변동성)을 감안해야 한다. 막연한 기대심리에 기간, 변동성을 감안하지 않고 투자자금 전부를 일괄 매수하여 특정 포지션을 구축한 후 구경만 할 필요는 없다. 장은 오늘도 열리고 내일도 열린다. 너무 급하게 일괄 매수하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분할 매수해서 포지션을 잡고 지켜보는 것이 가치투자자의 핵심이다. 무조건 장기투자가 아니라 장기적인 시각으로 종목을 볼 수 있는 안목을 갖고 있는 투자자라면 언제든 숨겨진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를 피터 린치가 기업의 가치를 믿고 가치투자를 한 것을 들 수 있다.
가치투자가 장기투자라면 당연하게 그 안에는 가치투자란 장기 매수를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즉, 장기간에 걸쳐 지켜보며 일정한 목표에 따른 평균 매수가를 설정하고 매집을 하고 그에 따라 추세에 따른 분할매매로 시장가 대비 평균단가를 맞추며 물량을 유지하는 포지셔닝 트레이드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말이 어렵다면 예를 들어보자.
갑은 천만 원을 3년이란 기간 동안 A라는 기업에 투자할 생각이다.(10년을 내다보는 장기투자자들에게는 단기이지만 주식시장의 일반적인 투자자의 경우 3년이면 엄청난 장기투자로 본다) 평균매수단가를 10,000원에 1,000주를 매수하여 3년 후 매도할 생각을 가지고 있고 매수시점은 2011년 1월 2일이라고 하자.(1월 1일은 공휴일이므로 2일부터 시작하자)
2011년 1월 2일~2011년 3월 31일까지 분할 매수하여 2014년 4월 1일~2014년 7월 31일까지 분할 매도하겠다는 투자계획을 세웠다. 분할매수는 10번에 나누어 매수할 생각이고 분할 매도는 5번에 나누어 매도할 생각이다.
투자자들의 성격과 재정상태 등의 기본적인 심리를 구성하는 것은 각기 다름으로 어느 것이 100% 옳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분할매수를 함으로 인하여 평균단가를 낮추는 과정이 누구에게는 손절매라는 어이없는 과정의 반복으로 이루어 질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또한 이들은 작은 반등이라도 발생하면 본전생각으로 판다. 말로는 장기투자할 생각이라지만 3년이 아니라 단 3달, 3일, 3시간도 이들에게는 너무도 긴 시간이다.
장기적으로 투자를 할 때는 오늘 주식을 살 것인가, 다음 주에 살 것인가 하는 전술적 결정은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작은 움직임은 큰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이때는 어떤 주식을 살 것인지, 중장기적 전망은 어떤지 하는 전략이 훨씬 더 중요하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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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란 장기간을 갖고 오랜 기간을 가지고 가는 만큼 심리적 여유를 가지고 장기간 매수를 하여도 손해 볼 것은 없지 아니한가? 장기투자자라면 절대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다. 즉, 자신의 포트폴리오에서 이 종목에 할당 된 일정량의 주식을 보유(30%)+현금보유(70%)에서 점점 해당 주식의 비중을 늘려가는 과정일 뿐이다.
당신이 가진 자산을 전부 한 번에 일괄매수하면 그 종목은 3년 동안 당신이 매수한 가격 이하로 주가가 떨어지지 않을까? 주가의 바닥과 천정은 신만이 안다고 했는데 당신이 일괄매수한 가격이 최저점이라면 아마 당신이 신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일괄매수한 후 다시는 이 종목 내지 주식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럴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주식 매입과 동시에 3년간 장기간 세계 일주를 떠나거나 오지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거나 산에 들어가 도를 닦는 자연인 일 것이다. 보통의 일반적인 투자자들의 경우는 어제 일괄 매수하여 산 가격보다 오늘 주가가 떨어진다면 안절부절 못하기 때문에 가치투자가 어렵다. 방송국에 전화해서 전문가와 상담을 받으려고 발을 동동 구른다.
그들은 방송에서 “언제 사셨죠?”라는 엥커의 질문에 “어제요”나 “지난주요”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한 달 전에 샀는데 앞으로 전망이 궁금하다는 투자자는 양반 중에 양반이다. “투자성향은 어떻게 되세요?”라는 질문에는 “장기요”나 “중기요”라고 대답한다. 이들은 투자성향이라는 단어의 뜻을 모르거나 장기나 중기가 무슨 말인 줄 모르는 투자자들이고 이런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대다수를 차지한다. 이들에게는 주식투자보다 국어사전이 더 절실해 보인다. 일상생활에 의사소통은 가능할까?
“종목에 대해서는 아세요?”라고 물으면 “아니요. 방송을 보고 누가 추천하기에 샀는데 계속 떨어지네요”나 “아는 분이 오를 거라고 해서 샀는데 떨어지네요”라는 어이없는 대답이 돌아온다. 당신도 주식방송의 애청자라면 이런 투자자들이 상담을 받는 경우를 종종 봤을 것이다. 장기투자는 주식시장의 큰 파도를 타며 매매를 해야 한다. 그럴 마음의 준비가 안 된 투자자들은 가치투자든 장기투자든 주식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 자신이 종목에 대한 믿음이나 안목이 없다면 언제든 흔들릴 것이다. 가치 투자자에게 조바심은 절대적 실패의 원인이고 그 조바심은 일괄매수라는 초보적 트레이딩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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