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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 복기/자기계발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오히라 미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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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국내도서
저자 : 호히라미쓰요 / 김인경역
출판 : 북하우스 2005.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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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p12,

.........과거의 제 경험 따위는 정말 별것 아니었습니다. 제가 그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어줄 수 있을 거라 자만하던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아이들과 만나면서 항상 드는 생각은, 태어날 때부터 비행소년, 비행소녀는 없다는 것입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나 주위의 사람들한테 상처를 받고, 비록 작은 것일지라도 그 하나하나가 쌓이고 쌓여 결국은 그렇게 괴로운 지경이 되고 마는 것이죠.....


물론, 같은 상황에서도 비행을 저지르지 않고 열심히 생활하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행을 저지르는 아이 자신에게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아이들이란 처한 환경에 따라 성장하는 모습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낍니다. 


아이들이 비행에 빠지는 경우,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부모와 가족들도 똑같은 괴로움을 겪습니다. 한번 상처를 입은 마음은 좀처럼 원래대로 돌아가기 어렵습니다. 부모 자식간의 관계도 그렇습니다. 왜, 좀더 빨리, 조금 더 상처가 커지기 전에 치료하지 못했을까 하고 항상 후회하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p32~33,

...............그러나 그 칭찬도 어느 한계를 넘으면 아이에게는 부담이 됩니다. 칭찬받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실력 이상으로.


노력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때는 괜찮습니다만, 지금 세상은 공부도 스포츠도 경쟁이 아주 심합니다. 노력했는데도 등수가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아이 자신이 먼저 좌절합니다.

"아, 졌다" "이제 끝장이다"라고 말입니다.


그런 터에 부모로부터 "왜 그랬어?" "너한테 기대하고 있었는데"라는 말을 들으면, 아이의 마음엔 깊은 상처가 남게 됩니다.

그래서 좌절하고, 근심과 괴로움이 그들의 마음에 쌓일 대로 쌓여, 결국 언젠가 한꺼번에 폭발합니다. 스스로도 생각지도 못했던 행동을 함부로 합니다. 부모는 "최선을 다해서 뒷바라지해왔는데" "왜 하필 우리집 애가...." 그런 행동을 하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다며 절망을 하소연합니다.


최소한의 가정교육만으로도, 있는 그대로라도, 아이들은 사회생활을 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을 겁니다. 아이들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게 하고 삐뚤어지게 만드는 것은, 자신이 원하는 아이를 만들려고 하는 부모나 어른들입니다. 


지금도 가정이나 학교에서 숨을 죽이고 있는 아이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누르고 있는 아이들, 건전한 방향으로 에너지를 발산하는 방법을 모르고 있는 아이들, 그 '말 잘 듣는 아이'들의 장래가 걱정됩니다. 



p48~49,

...........최근 쉽게 폭발하는 아이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은, 상담을 하고 있는 저도 실감하고 있습니다.


J. F. 씨의 아드님의 경우, 근본적인 원인은 아버지의 폭력에 있는 것 같습니다. 어릴 때부터 매만 맞고 자랐기 때문에, "다른 사람 생각도 좀 해라"라고 말해도 금방 나아지기는 어렵습니다. 


아동학대라는 것이 정말 많습니다. J. F.씨의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고 생각됩니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아버지가 자신에게 폭력을 휘두를 때, 그것을 막아줄 수 없엇던 어머니한테도 똑같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이렇게 학대를 받으며 자란 아이는 폭력을 통해서 자기를 표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동시에 그들은 자기 자신을 원망합니다. 부모한테 매를 맞는 것은, 자기의 잘못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와 같은 아동학대의 악순환을 어디에서부터 끊어버릴 수 있을까요? J. F.씨 가정의 경우,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기 때문에 어머니가 할 수 있는 일을 중심으로 생각해보아야겠지요.


일단은 어머니께서 아이의 가장 가까운 편이 되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들이 어머니를 원수처럼 여기고 있다고 느끼실지라도, 그래도 아이의 편이 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어머니밖에 할 수 없는 역할입니다.


직장을 꾸준히 다니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하고 계시는데, 신문광고를 보면서까지 직장을 찾기도 했다는 걸 보면, 일을 할 마음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장 감독과의 싸움도 공교롭게 인연이 닿지 않는 사람과 만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은, 아이 편이 되어준다는 것이 제멋대로 하게 내버려두는 것과는 다르다는 점입니다. 돈을 내놓으라고 할 때마다 요구하는 대로 다 줘버리면, 점점 더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아이를 만들어버리게 됩니다. 그렇게는 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그렇게 요구하는 대로 들어주지 않을 때 자칫 아이로부터 더 큰 폭력을 당할 가능성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똑같이 가정폭력, 아동학대라 해도, 그 대처방법을 한마디로 얘기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느 한 가지 방법만으로 대처하는 것은 위험하기도 합니다.


아이가 좀 괜찮아지지 않을까 하고 별거라는 방법도 생각하시는데, 그 아이는 유아기에 학대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는 걸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어렸을 때 당한 것처럼 엄마로부터도 버림받았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p58~59,

뉴스 등에서 왕따에 관련한 사건들이 다루어지고 있을 때, 가족들이 무심코 "왕따당하는 아이한테도 문제가 있는 거 아니야?" 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장면이 머릿속에 남아 있는 아이는 정작 자기가 왕따를 당하게 됐을 때, 먼저 자신을 탓하고 원망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왕따에 대한 상담을 받으면, 우선 그 문제를 얘기하기 이전에 가정에서 평소에 어떤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부터 여쭤보고 있습니다.


두번째 이유는 흔히 있는 일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어쨌든 고자질했다는 게 탄로나서 전보다 더 심하게 왕따를 당하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N. I.씨는 바로 학교에 가서 담임선생님과 의논을 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때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아이의 의견이나 생각을 듣지 않고, 아이가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는지도 모르면서 문제 해결에 뛰어드는 것은, 그저 아이의 일에 분개한 부모가 자신의 분을 이기지 못해서 내친 행동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아이의 마음은 접어둔 채로 말입니다. 그런 경우에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아이는 오히려 전보다 더 마음을 닫아버릴 위험이 있습니다.


아이가 왕따를 당해 상대방 아이의 집안 사람들과 직접 만나 해결을 보려고 했다가 민사소송으로 번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해자 측에서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니까, 피해자의 부모가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입니다. 그 중에는, 재판 때마다 아이가 집에서 폭력을 휘ㅐ두르는 바람에, 결국 한 번도 법정에 나오지 못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아이의 의사를 무시한 채 "다 너를 위해서 하는 일이다"라며 부모가 멋대로 나서는 것은 아이에겐 오히려 마이너스라는 걸 유념해야 합니다.


가해 학생이 담임선생님에게 "선생님도 사이좋게 지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지 않나요"라고 항변했다고 하셨지요. 담임선생님은 머뭇거린 모양입니다. 사이좋게 지내고 싶지 않은 사람과 억지로 사이좋게 지내라는 말은 선생님도 하지 못하겠지요. 하지만 사이좋게 지내지는 않더라도 괴롭히지는 말아야 합니다. 선생님이든 부모님이든 아이와 진심으로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지 않는 한, 아이는 그런 어른들의 무책임을 금방 알아챕니다.




p90,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알고 지내던 사람 중에 왠지 모르게 호감이 가지 않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어느 모임에 가보니까 그 사람이 참석해 있었습니다. 그날은 프랑스 요리가 나왔습니다. 그 사람의 옆자리엔 꽤 나이 드신 분이 앉아 계셨는데, 나이프와 포크에 쉽게 손을 대지 못하셨습니다. 


그러자 그 사람이 웨이터에게 말하더군요. "젓가락 좀 갖다 주시겠습니까." 그리고는 자기가 먼저 젓가락을 사용하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누군가 한 사람이 길을 트면 그 다음은 쉬운 것이더군요. 나이 드신 그분도 젓가락을 청해서 맛있게 먹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람에게서 그런 면모를 발견하고, '아, 따뜻한 사람이구나' 하는 시선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자꾸 좋은 점만 눈에 띄게 되더군요. 인간이란 참 단순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대방의 다른 면들을 받아들임으로써, 스스로의 폭도 넓어진다는 것을 그후 알게 되었습니다. '말타기 놀이'의 소년이 생각납니다. 위험한 장소에 가면 안 된다고 하기보다, 조금은 다칠 수도 있지만 친구들끼리 몸을 부대끼면서 놀아보게 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요즘 아이들이 타인들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상처를 주는 것은, 상처받았을 때의 아픔을 모르기 때문이라는 말도 이런 점에 근거하고 있는 것은 아닐는지요.



p150~151,

..........다시 제 얘기를 하면, 자격증을 딴다, 변호사가 된다라는 목표가 생기고 나서부터는, 솔직히 말해, 친구가 없어도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공부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사정도 있었지만, 당시에는 "이제, 친구 같은 거 없어도 괜찮아"라고까지 생각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랬기에 혼자서 틀어박혀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알고 지내는 사람이나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있지만, 같이 술을 마시러 가는 식으로 사귀는 일은 전혀 없습니다. 그 시간을 저의 시간으로 유용하게 쓰고 있습니다. 


당신이 저와 같은 타입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목표만 찾으면 점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하는 점에서는 닮은 것 같습니다. 


또, "주위 사람들과 다른 자기 자신"이라는 것도 지금은 고민거리일지 모르지만, 스무 살이 지나 어른이 되면 오히려 유리할 때도 많습니다. 예를 들면, 사람과 사귀는 걸 잘 못하면 자기 집에서 일할 수 있는 자격증을 이용해서 일하는 겁니다..... 그럴 때 당신은 집중해서 전문분야의 기능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고독이란 이 세상에 자기는 외톨이다라고 생각하는 것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외톨이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견디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p250~251,

최근, 잊혀질 것 같지 않은 가정폭력 재판이 있었습니다.

H씨는 삼십대 여성으로, 내연의 남편이 휘두르는 습관적인 폭력 때문에 피해를 입고 있었습니다. 앞니가 부러지거나 뼈가 부러지는 등 심한 폭력으로 저와 만나기 전까지 입원도 대여섯번 했습니다.


마침내 그날이 오고 말았습니다. 술을 마시고 온 남편이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는데 그날은 정도가 너무 심해 '이대로 있다가는 살해당하겠다'고 생각한 H씨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반대로 남편을 부엌에 있던 칼로 찌르고 난 후였습니다.


살인 미수로 체포된 그녀의 의뢰를 받은 저는 변호사로서, 어떻게 싸워나가야 할지 법률 구성을 생각했습니다. 먼저, 정당방위입니다. 자기가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상대편을 찔렀다는 점을 주장해보고, 그래도 안 되면 과잉방위 주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당방위가 인정되면 무죄지만, 이것은 일본의 재판에서는 인정받기 매우 어려운 것입니다. 특히, 이런 경우에도 찌른다는 행위 이전에 도망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라고 반론당할 것은 뻔한 일입니다. 또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있을 경우에는, 그러한 주장을 하기보다는, 애초에 정상참작을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변호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도 파악하고 있습니다. 섣불리 정당방위를 주장했다가는, 재판관의 심증을 나쁘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공판 전에 구치소에 있는 H씨에게 여섯 번 정도 면회를 가서 의논했습니다. "가령 정상참작을 받는다는 점에서 불리하다고 해도, 저는 정당방위를 주장하고 싶어요"라고 말한 것은, 다른 그 누구도 아닌 그녀 자신이었습니다. 재판에서는, 정당방위, 과잉방위 양쪽 모두 주장했지만, 최종적으로 저희들의 주장은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결국 H씨는 집행유예 처분을 받아 집으로 돌아갔는데, 그때 그녀가 한 말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저의 주장을 인정받지 못했지만, 저는 이 재판을 통해서 제 생각을 모두 말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정말 잘 됏다고 생각합니다."

이 말을 듣고, 다시금 생각하게 된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그녀가 살인 미수를 저지를 때까지 누구 하나 그녀의 외침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현실입니다. 만약, 좀더 빠른 시기에 누군가가 그녀의 SOS를 받아주었더라면 사태는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이것은 가정폭력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라, 왕따로 인한 자살이나 청소년들이 저지르는 살인 사건 등에서도 똑같습니다. 다시 한번 현대의 일본에는 그런 체계가 너무도 부족하다는 것과, 그런 체계를 시급히 만들어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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