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9~160p
..........위의 원색적인 표현 관련해서 투자자들이 하는 재미있는 표현이 있다. 원래 주식시장에는 각종 희한한 동사들이 난무한다. 이 표현들도 생각해 보면 투자자들 입장에서 자기중심적으로 나온 것이다.
가령 내가 주식을 팔고 나서 더 많이 오른 경우는 주식을 '뺏겼다'라고 하고, 원없이 이익을 내고 팔 경우는 주식을 '날렸다'라는 표현도 쓴다. 시세의 위로 팔아서 일까? 하지만 잘못하면 반대 의미처럼 들릴 수도 있다. 또 시세가 그저 그럴 때 팔게 된 경우는 '줬다'라고 하고, 매수하려고 했는데 매수를 못하고 시세만 올라가는 경우는 '놓쳤다'라고도 한다. 상한가로 매수 주문을 내서 따라 붙었지만 매물이 없어 기본 수량만 배정받으면 '배급받았다'라고 표현한다. 모두 내 입장에서 시장을 보는 것이다.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입장에서 세상사를 보게 마련이다. 사실 안 그런 게 이상할 정도이다. 하지만 투자에서는 되도록 객관적인 시각을 견지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생각을 무의식중에 하지 않는 방법은 역시 역사적인 투자의 사례를 많이 접하는 것이 좋다. 시장은 역사다.
165~166p
............그 일이 있고 난 다음 해던가 그 선배에게서 연락이 왔다. 저녁을 한번 먹자는 것이었다. 선배를 만난 나는 고기를 먹자는 말에 아연실색하였다. 그 당시는 광우병 파동으로 세상이 흉흉하던 때였기 때문이었다. 강남에서 가장 잘 나가던 그 고기 집은 손님이 한 테이블도 없이 파리를 날리고 있었고, 찾아 들어간 우리를 바라보던 종업원들의 눈빛이 오히려 우리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그날 저녁 메뉴는 주방장이 직접 가지고 나온 도마 위의 부위별 한우였다. 다시 말해 주방장 특선 종합 한우 뷔페였다. 주방장은 '어차피 내일도 안 팔릴 고기인데 마음껏 드세요' 라는 듯한 자포자기 심정으로 많이 주는 것 같았다. 이 역시 평생 기억에 남는 식사였다.
역시 돈을 많이 번 사람은 뭐가 달라도 다른 모양이다.
그런 일이 있은 후 어느 날 나는 오랜만에 학교 시절 친구들을 불러 점심을 사게 되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그날 내가 고른 점심 메뉴는 삼계탕! 하지만 친구들의 강력한 반대로 나의 점심 계획은 무산되고 말았다. 조류독감이 너무 극성이던 시절이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이 공포 상황은 알고 기다려 온 사람에게는 기회가 되고, 모르고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두려움 그 자체가 된다. 공포를 극복하는 방법은 과거의 경우와 지금의 현상에 대해 더 알아보는 수밖에 없다. 어차피 되풀이된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
237~239p
..........."나는 투자에 대해서 잘 몰라요. 전문가에게 물어보면 되지요. 내가 그거를 어떻게 다 알겠어요."
이 사람이 소액의 투자가라면 그런대로 괜찮다. 하지만 투자의 성공을 원하고 계속적인 투자활동을 하려면 절대로 남의 말만 따라 하거나 의존적이서는 계속적인 투자에 성공하기는 어렵다. 매번 완벽하게 시황을 전망해 줄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2007년 8월 러시아 주식시장이 극에 달할 무렵 러시아펀드에 이미 투자한 고객이 찾아 왔다.
"미국에서 서브프라임이다 해서 경제가 안 좋다는데, 자원이 많은 러시아는 상관없죠? 그냥 있을까요, 아니면 환매해야 될까 봐요."
그해 여름에 이 답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금융사 직원은 거의 없었다. 되는 대로 답을 할 수는 있었겠지만 자고 나면 오르는 게 러시아 주식시장인데 "거의 다 왔으니 환매하세요."라고는 어떤 전문가라고 해도 선뜻 얘기하기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누군가가 자신을 도와줄 수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판단은 자신이 해야 한다. 내가 찾은 정보로 내가 판단해서 내가 투자하고 그 후에도 내가 계속 정보를 구하고 분석해서, 나의 투자를 성공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 모든 절차에는 당연히 내가 그 위에 있어야 한다. 운 좋게 다른 사람이 하는 투자 정보로 돈을 벌었다면 운이 한 번 좋았던 것이고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할지는 생각해 봐야 한다. 투자는 내가 성공시켜야 한다.
모든 일에는 다 그 일이 일어난 이유가 있는데 이를 엉뚱한 데로 돌리는 잘못된 생각을 귀인편견 혹은 이기적 편견이라고 한다. 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기 쉬운 편향된 생각인데 정작 본인은 그것을 느끼지 못하는 수가 많다. 이 귀인 편견에는 무엇보다도 양면성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람들은 어떤 일이 잘되면 내가 잘해서 그렇게 됐다고 믿고, 잘 안 되면 다른 사람이 잘못해서 그렇게 됐다고 믿는다. 아니 믿고 싶어서 그렇게 얘기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쉽게 말해 '잘되면 내 탓, 잘못되면 조상 탓'인 것이다.
이런 잘못된 사고 때문에 사람들은 투자를 하다가 실패를 하면 누구나 그것이 자신의 잘못된 판단 때문이 아니고 누군가 다른 사람의 잘못된 조언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하필이면 그때 돈을 만들어 내게 빌려준 그 사람 때문이라고도 생각한다. 또, 시장을 이렇게까지 망쳐버린 경제 관료의 탓이라고도 얘기한다. 어떤 사람들은 그것을 명백히 믿는 사람도 있다. 이것은 사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맞고 그르고를 떠나 이런 사고를 갖는다는 것은 매번 투자할 때마다 어느 정도는 남에게 의존적으로 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읽은 책 복기 > 주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식 투자 불패의 법칙-전규민 (0) | 2018.03.31 |
---|---|
수학자 증권시장에 가다-존 앨런 파울로스 (0) | 2018.03.31 |
포카라의 행동심리 투자전략-이강연 (0) | 2018.01.24 |
투자의 미래-제러미 시겔 (0) | 2018.01.24 |
머니테라피-데보라 프라이스 (0) | 2018.0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