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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6,
.......우리는 두 사람을 서로에게 끌리게 하는 게 무엇인지 끝내 모를 수도 있지만,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질 때 두 사람 사이에 실제로 뭔가 마술적인 일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것은 아주 강하고 끈질긴 힘의 장을 만들어낸다. 그리하여 사랑의 에너지와 사랑의 약속만 있으면 아무리 큰 인생의 시련이나 비극 - 심지어 전쟁마저-도 극복할 수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설명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나로서도 사랑의 의도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며, 사랑이 찾아왔을 때 그 사랑이 어떤 시련도 견뎌내는 데 필요한 힘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밖에는 모른다.
그러나 사랑을 찾는 데 중요한 것은 적절한 사람을 만나는 게 아니라 적절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상대를 내 마음대로 조종하거나 소유하려는 잘못된 욕구를 버리고 사랑 그 자체에서 안정과 평온을 얻는 데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탐나는 그 무엇 대신 기꺼이 매력적인 사람을 바라보고자 해야 한다. 또한 마음을 비울 줄 아는 여유를 찾아야 한다.
마음을 비우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다른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다는 무한한 가능성에 마음을 열 때 우리의 삶이 의미와 방향을 찾게 된다. 우리는 성장(다른 사람을 만남으로써 내가 변화하는 것)과 진정한 내면의 평화(인간으로서 지니고 있는 결함을 받아들이는 것)라는 두 가지 가능성에 자신을 열어놓게 된다. 그리고 마음을 비우고 자기 자신을 버렸다는 확실한 느낌을 가질 때만 생겨나는 일종의 열정에 몸을 내맡기게 된다.
p27~28,
......사람들도 악기와 똑같이 반응한다. 그들의 아름다움을 억지로 끌어내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풀어놓게 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아는 유일한 방법은 그 사람의 진정한 본성에 세심하게 귀길이고 그것을 바라보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우리가 관찰한 것을 이렇다 저렇다 심판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것,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매개물이 바로 사랑이다.
사랑은 우리의 눈이 보지 못하는 걸 보게 하고, 우리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는 알 수 없는 것을 알게 하고, 우리의 몸과 마음을 벗어나 상대방의 아름다움의 증인이 되게 해준다. 사랑의 눈으로만 우리의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에 반응하는지 볼 수 있고, 그리하여 상대가 우리에게 반응하는 것을 막는 장애물들을 줄일 수 있다.
상대를 편하게 해줌으로써 상대로 하여금 당신을 사랑하게 만들라. 상대가 스스로 방어 태세를 풀게 하라. 당신 곁에 있을 때 상대가 두려움과 분노와 자만심을 어떻게 해소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상대를 잘 알아야 한다. 자신을 버리고 관대하게 사랑하라. 그런 다음 사랑의 힘을 보라.
p66,
......흔히들 하는 말로, 사랑에 관해 아는 게 많은 사람은 사랑을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런 사람들은 완벽한 구혼자에게 구애받았을 때조차 스스로를 사랑에 빠지게 두지 못해, 결혼 주매인과 구혼자를 어리둥절하게 하고 스스로도 당황한다.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것은 어떤 지식이나 논리가 아니라 한 번의 눈길, 한 번의 웃음, 하나의 몸짓이다. 일란성 쌍둥이 관한 연구를 보면 한 쌍둥이의 배우자가 대게 다른 쌍뚱이의 마음은 끌지 못한다. 우리는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것인지, 그 사람의 특성과 사랑에 빠지는 게 아니다. 큐피트가 쏜 사랑의 화살에 맞은 사람이 상대의 눈에는 훨씬 더 믿을 만하다. 애인의 외모와 경제력과 지능지수가 내 기준에 맞는다고 말하면, 애인의 외모와 경제력과 지능지수가 내 기준에 맞는다고 말하면, 그 말이 통계상으로 옳은 경우라 하더라도 아마 로맨틱한 분위기에는 찬물을 끼엊는 격이 될 것이다.
p76,
........1996년에 스콧 맥퍼슨의 희곡을 영화화한 <마빈스룸>에서 다이앤 키튼은 평생 늙고 병든 친척들을 돌보다가 자신도 병에 걸려 죽어간다. 키튼은 여러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 벗어났다 하며 정신없이 이기적으로 평생을 살아온 여동생에게 이렇게 말한다.
키튼(환하게 미소 지으며) : 오, 리. 난 정말 운이 좋았어. 아버지와 루스 고모를 모셨으니까. 내 삶에 그런 사랑이 있었다니. 이런 행운이 어디 있겠니. 지난날을 돌아보면, 내게 참 많은 사랑이 있었던 것 같아.
스트림(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으로): 그분들이 언니를 무척 사랑하셨지.
키튼 : 아니야, 내 말은 그게 아니야. 내가 그분들을 사랑했어. 난 운이 좋았어. 누군가를 그토록 많이 사랑할 수 있었으니까.
p114~115,
살과 살이
만났을 때
그 무엇도 그들의 결합을 막을 수 없고,
마음과 마음이
만나면
그 무엇도 열정을 막을 수 없을진대,
영혼과 영혼이
입맞출 때에야
누가 그 사랑을 막을 수 있으리오?
-애푸아 쿠퍼
p119~120,
.........약혼한 상태였던 빌은 결혼생활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요령을 찾고 있었다. 그래서 빌은 오래도록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데 성공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붙잡고 얘기를 나눠보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파티에서 몇몇 친구가 어떤 노부부를 가리키며 저 부부는 50년째 행복한 결혼생황을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빌은 노부인에게 슬며시 접근해 자기 소개를 하면서 결혼을 하게 되는데 행복한 결혼생활의 비결이 있으면 좀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노부인은 빌을 보고 말했다.
"이봐요. 젊은이. 내가 한 남자랑 50년을 살았다고 누가 그러던가요? 사실 지난 50년 동안 나한테는 남편이 다섯이나 있었다우!"
빌은 몹시 당황해 하며 노부인이 첫 남편에 대해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첫 남편은 아내를 분위기 있는 곳으로 데리고가 저녁 식사를 할줄 알고, 아내에게 연애 편지를 쓰고, 아네와 함께 긴 산책을 즐기는 낭만적이고 자상한 남자였다. 그러나 첫 아이가 생겼을 때 떠났다고 한다.
노부인은 몹시 당혹스런 상태에서 두 번째 남편을 맞아야 했다. 두 번째 남편은 책임감 있는 가장으로, 돈 걱장만 할 뿐 연애 편지 따위는 쓰지 않았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노부인은 이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고, 그래서 두 번째 남편이 자기를 떠나 세 번째 남편을 맞게 되었을 때는 몹시 혼란스러웠다. 노부인이 세 번째 남편과 네 번째 남편에 대해 얘기할 즈음, 빌은 노부인이 말하고 있는 남편들이 한 남자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 노부인은 한 남자와 50년을 살면서 다섯 번의 서로 다른 결혼생활과 각기 다른 다섯 남편을 겪었던 것이다. 각각의 결혼생활에는 저마다 발단과 전개와 결말이 있었다. 그리고 그 결혼생활들은 죽음과 부활의 과정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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