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의 근원에 가까운 승자들
피터 드러커는 이런 말을 했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출하는 것이다.(The best way to predict the future is to create it.)" 아직까지 한국 주식시장에서 주식투자로 큰 수익을 거두는 이들의 상당수는 의외로 투자 전문가들보다 정보의 근원에 가까운 이들이다. 이들은 정책의 향방을 결정하는 결정권자 또는 그들과 매우 긴밀한 관계로써 기업의 미래와 수익을 쥐락펴락 할 수 있다. 만약 이들이 아무런 제한 없이 투자자들과 같이 플레이를 한다면 자신들의 룰에 의해서 유리하게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고 많은 수익을 거둘 것이다. 주식투자라는 허울 아래서 서로 짜고 치는 그들만의 고스톱 판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그들은 진정한 게임의 지배자들이다. 누구보다 빨리 들어갈 저점 매수 타이밍과 치고 빠질 고점 매도 타이밍은 그들에 의해 결정될 뿐이지 다른 투자자들의 향망과 패턴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게 된다. 그들에겐 차트도 기업의 실적도 중요치 않다. 그들이 시세를 만들고 뉴스를 만들고 기업의 미래가치를 만들어 낼 수도 있는 사람들이다.
만약 정보의 근원에 가까운 사람들 중에서 인맥을 이용해 정부정책을 몰래 알아내어 부동산 투기로 큰돈을 번 사람이 있다. 누가 그에게 돈을 번 비결을 묻는 질문에 그 사람이 대답할 때 “○○을 통해서 정부 정책을 몰래 입수했다. 그래서 미리 그 지역의 부동산을 사놔서 큰돈을 벌었다!”라고 한다면 그의 인맥이 과연 유지 되겠는가? 그가 저렇게 벌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겠는가? 누가 정부정책을 미리 알려줬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아마 제정신이라면 절대 저런 말을 함부로 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정보의 근원인 사람이 직접 참여하여 돈을 벌고자 한다면 과연 그가 순진하거나 멍청하게 자신 명의의 계좌를 이용해서 거래를 하였을까? 하물며 정보의 근원에 가까운 사람도 내부자 거래를 이용하는 경우에 멍청한 바보가 아닌 이상 자신의 계좌를 이용하겠는가? 아내나 동생, 친구, 아버지, 친구 동생, 후배, 친척 등 자신이 믿을 수 있는 다른 사람의 명의를 이용하거나 나눠해서도 충분히 눈에 띄지 않는 규모로 거래가 가능하다. 하루에 수 십 만개의 계좌가 매매하는 종목에서 그의 매매에 대한 인과관계를 증명할 길은 거의 없다. 자금이 좀 더 많이 있고 규모가 큰 경우라면 작전세력이나 증권사 직원, 애널리스트, 기자 등을 이용한다거나 그들과 함께 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도대체 누가 거래를 하고 누가 정보를 이용하고 있는지 전혀 파악할 수 없다. 아주 가끔 내부자 거래로 잡혀서 뉴스에 나오는 경우는 공개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거의 같이 내부자 정보를 공유하며 작전을 짜던 동료 간의 갈등에 의한 내부고발인 경우나 너무 과욕을 부려 큰 자금이나 많은 매매로 움직임이 포착되는 경우가 대부분일 뿐이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작전에 참여한 일부가 자랑삼아 떠벌린 이야기가 꼬리를 밟혀 잡히는 어처구니가 없는 경우 정도다.
매일경제신문사의 증권팀 기자인 정순우씨의 저서 “주식투자 하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에는 내부자정보를 이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취재를 하면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의문점들에 대한 명확한 답을 한다. 그의 저서에서 관련된 내용을 발췌한 부분이다.
주식시장에는 일반 투자자들이 어떠한 정보를 알기 전에 그 정보를 미리 알고 매매를 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그들이 그 정보를 어떻게 알게 될 지에 관해서는 혹시나 하는 생각을 하실 것이다. 맞다! 그 “혹시?”가 “역시!”다. 그리고 그들이 매매에 임한 후에는 기자들을 이용한다. 일반 투자자들이 알 수 없는 내용을 기자들은 보다 빨리 정확하게 알 수 있고 이런 기자들의 특성을 이용하려는 사람들도 세상에는 존재한다. 뉴스나 신문에 보도되기 전이나 보도되지 않는 속칭 찌라시 정보를 이용할 수도 있다. 그리고 보도된 기사를 받아들이기 전에 투자자는 한 번쯤 의심의 눈길을 보낼 필요는 있다.
- 정순우 <<주식투자 하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참돌 (2011)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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