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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7p,
날씬하고 돈이 많고 젊은 사람들만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게 아니다.
자기 자신을 잃지 않고,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30~32p,
..........그해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열입곱 살의 나는 장차 의사가 되기를 꿈꾸고 있엇다. 그러나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여건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내가 일하던 동네 철물점에서는 최저 임금, 시간당 1달러 25센트를 주었다. 그런 나에게 대학 진학은 인간의 달 착륙만큼이나 멀고 험한 여정이 아닐 수 없었다.
코네티컷 주 브리지포트에 있는 부모님 집에서 유난히 무덥고 습기 찬 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이었다. 우리 가족의 오랜 친구 가운데 한 분인 피터 버크 박사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의사 일을 때려 치우고 가족과 함께 우리 집에서 불과 40마일 떨어진 뉴욕 주 아몬크로 이사를 가기로 했다는 이야기였다. 버크 박사와 그의 가족을 근 1년 동안이나 만나지 못했던 우리 가족에게는 정말 반가운 소식이었다.
우리의 재회는 이내 이루어졌다. 1965년 7월의 어느 일요일, 그 날은 나에게 말 그대로 운명적인 하루가 되었다. 새로 이사한 그의 집에서 바비큐를 먹으며 버크 박사와 나는 동업 관계를 맺기로 약속했던 것이다. 그때만 해도 그것이 패스트푸드 산업의 지형을 완전히 바꿔놓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대학 진학을 생각하면 할수록 어떻게 해야 돈을 마련할 수 있을지 더욱 고민스러운 무렵이었다. 나는 버크 박사의 집으로 들어서면서 그에게 조언을 한번 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잘하면 그분에게서 돈을 좀 빌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던 게 사실이다. 그래도 나의 가족들과 반평생 동안 서로 알고 지내온 사이가 아니던가. 우리 부모님은 나를 대학에 보내줄 형편이 못 되었기 때문에 내가 얼마나 간전히 대학에 가고 싶은지를 이야기하면 버크박사가 기꺼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렵사리 이야기를 꺼내보았다.
그러나 그의 반응은 뜻밖이었다.
"잠수함 샌드위치 가게를 차려야겠군."
뭐라고? 고작 열입곱 살밖에 안 된 나더러 샌드위치 가게를 차리라고? 하지만 나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어떻게 하면 되죠?"라고 되묻고 있었다.
그러자 버크 박사는 잠수함 샌드위치 사업을 설명해 주었다. 그냥 조그만 가게를 하나 임대하고, 카운터를 설치하고, 음식을 장만해서 장사를 시작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손님들이 찾아와 카운터 위에 돈을 놓고 갈 것이고, 나는 머지않아 대학 학비를 벌 수 있다는 것이었다. 버크 박사는 너무나 쉽게 그렇게 말했고, 나에게 해볼 생각이 있으면 기꺼이 동업자가 되어주겠다고 했다.
그날 우리 가족이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자, 버크 박사는 나에게 1천 달러짜리 수표를 한 장 써주었다. 우리의 사업에 대한 투자인 셈이었다.
나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았지만, 만약 잠수함 샌드위치 가게가 성곡을 거두면 그것은 단순히 대학 등록금을 버는 차원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성공이란 쉼 없는 모험과 흥분의 롤러코스터를 의미한다. 나에게 그것은 서브웨이(SUBWAY)라는 이름의 음식점이었다. 성공이란 또한 최선의 노력과 인내를 의미하며, 나는 그것을 통해 경제적 독립과 그에 수반되는 모든 것을 얻었다. 그것은 비단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전세계 곳곳의 서브웨이에서 일하는 수천 명의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212~218p,
현대 사회에서 가장 낭만적인 단어 가운데 하나는 아마도 '기업가'가 아닐까 싶다. 여기에는 능력이 뛰어나고 머리가 좋은 사람이 나타나 새로운 기업을 일으킴으로써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휴렛과 패커드는 휴렛-패커드(HP)라는 초대형 컴퓨터 회사를 만들었다. 델은 대학교 기숙사에서 델 컴퓨터를 창업했고, 전형적인 괴짜 스타일의 빌 게이츠는 하버드 대학을 때려치운 뒤 역시 자신만큼이나 괴짜인 폴 앨런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를 만들었다. 이들은 모두 현대 사회의 영웅이 되었고, 내로라하는 경영 대학원이 이들의 성공 사례를 연구하고 있다.
이 같은 사례들의 특징은 이들이 하나같이 규칙에서 벗어나는 예외적인 경우라는 점이다. 이 세 회사는 모두 최고의 명문 대학에서 학위를 땄거나 딸 준비를 하고 있던, 정말 똑똑한 사람들이 만든 회사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새로운 기업들은 나 같은 사람에 의해 창업된다. 그들은 대체로 학업 성적이 바닥권을 헤매는 사람들이다. 학교 밖에서도 그다지 뛰어난 능력을 드러낸 적이 없다. 취직을 하기 위해 면접을 볼 때면 면접관들은 '이런 멍청이가 어떻게 서류 심사를 통과했지?'하는 눈으로 바라본다.
그런 내가 회사를 창업한 것은 사실 일자리를 얻기 위해서였다. 내가 직접 회사를 차려버리면 내가 원하는 사람을 누구든 채용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나는 어머니에게 내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낙오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서 법원을 들락거리며 법인 서류를 만든 다음, 집 근처 인쇄소에서 '밥 영. 대표'라는 글자가 박힌 명함을 만들었다. 비록 월급은 없었지만 그래도 어머니는 주말에 이모들을 만나 아들 자랑을 늘어놓을 수 있게 되었다. 이모들은 나를 좋아하기는 했지만 나처럼 멍청하고 직업도 없는 조카를 먹여 살릴 정부 프로그램이 있는지 걱정하고 있었다.
내가 처음 설립한 2개의 회사는 컴퓨터 임대 사업을 하는 회사였다. 한동안은 그럭저럭 잘 굴러갔다. 하지만 나는 본래 똑똑한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컴퓨터 임대업이 '좋지 않은' 비즈니스라는 사실을 미처 모르고 있었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좋지 않다'는 표현은 미국 최고의 기업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워렌 버핏의 정의에 따른 것이다. 그의 정의에 의하면 '좋은' 사업은 평범한 경영자에게 맡겨도 이윤을 낼 수 있는 사업을 말한다.
내가 컴퓨터 임대업에 몸담고 있는 동안 우리 경쟁 업체 5개 중에 4개 업체가 문을 닫았다. 처음에 우리는 그들이 별로 똑똑하지 못해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우리도 자금난에 처하고 보니 그들에 대한 우리의 평가도 크게 달라졌다.
이 같은 사실을 염두에 두면 아주 흥미로운 의문이 하나 떠오른다. 성공적인 학창 시절을 보내지 못한 사람들 중에서 유능하고 성공적인 기업가가 많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의 명제는 이렇게 이어진다. 시스템 안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는 우리 같은 사람은 아주 어린 나이에 그 비결을 터득한다는 것이다.
...............중략...........
그렇게 해서 좋은 성적을 받은 다른 학생들과는 달리 재능도 없고, 똑똑하지도 않고, 아무런 능력도 보여주지 못한 채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된다. 그 무렵이 되면, 그에게 남는 것은 자신이 얼간이라는 깨달음밖에 없다.
하지만 정작 재미있는 일은 그때부터다. 믿기 힘들지 모르지만, 자신이 멍청하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은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커다란 경쟁 우위를 가져다 준다. 왜냐하면 경쟁자들은 자신이 멍청하다는 사실조차 모르기 때문이다.
...........중략.........
우리가 만든 레드 햇(Red Hat)은 고객들에게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일을 비즈니스로 승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 몇 안되는 회사 가운데 하나였다. 레드 햇은 전세계의 여러 엔지니어링팀이 인터넷을 통해 작업한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를 통해 '레드 햇 리눅스'라는 운영 체계를 개발하고 이를 보급하는 회사였다. 우리는 오픈 소스 라이선스 아래에서 개발한 모든 소프트웨어를 공급함으로써 이러한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개발자 커뮤니티와 협력했다. 기업 고객들에게 네트워크와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용 소프트웨어에 대한 통제권을 제공한다는 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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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그들보다 뛰어난 재능이나 경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다. 단지 그들이 저지른 실수를 우리는 저지르지 않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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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공부를 할 때보다 변화의 속도가 몇 배나 빠른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누구나 첫발을 들여놓는 순간 멍청이가 될 수밖에 없다. 학교에서 배운 곳 중에서 비즈니스 세계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이 몇 개나 될까. 바로 이것이 월마트의 샘 월턴 같은 인재조차 마흔 살이 될 때까지 실패를 거듭한 이유이다. 반에서 운동도, 공부도 제일 잘하는 모범생이었던 그는 비즈니스 세계에 뛰어들면서 받게 된 온갖 나쁜 조언과 피드백을 철저하게 떨쳐버려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또한 플로리다에 몰려 있는 최고급 휴양 시설의 대부분을 고등학교조차 졸업하지 못한 사업가들이 소유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들은 자신이 그렇게 똑똑하지 않다는 사실을 머릿속에 집어넣은 채 학교를 떠났고, 아무데도 취직할 데가 없으니 그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창업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바로 나처럼 말이다. 하지만 처음에는 고객도 없고 수입도 없는 게 당연하니까 자기 자신에게 월급을 주기가 쉽지 않은 법이다.
우리처럼 멍청한 학생들은 우리보다 똑똑한 급우들이 배우지 못한 한 가지를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 가운데 상당수는 똑똑해지고 싶으면 더 열심히 공부하는 길밖에 없다는 선생님들의 세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런 이유 때문에 우리는 되지도 않는 공부에 매달린다. 자신이 성공을 거두기에는 너무 멍청하다는 사실을 '너무 멍청하기 때문에' 미처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아주 눈부신 성공을 거두는 경우가 전혀 없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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