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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주식투자의 정석

1/5의 확률에 도전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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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의 확률에 도전하면 된다!





<배런스>의 라운드테이블에 패널로 참여했던 초기에는 종목 추천에 너무 열중한 나머지 좀 과하게 많은 종목을 언급했다. 나는 1986년부터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했는데 그때 100개 이상의 종목을 추천했다. 이는 라운드테이블 역사상 가장 많은 추천 종목수였다. 이 기록은 다음해에 내가 226개 종목을 추천하면서 깨졌다. 내가 226개 종목을 추천하자 사회자 앨런 아벨슨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마도 당신이겐 좋아하지 않는 종목이 뭐냐고 묻는 편이 더 나을 것 같군요.” 블랙먼데이 다음해인 1988년은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이 매우 암울했는데 그때도 나는 겨우 자제해서 추천한다는 것이 122개, 통신회사 AT&T의 기업 분할로 탄생한 7개 지역별 전화회사를 따로 세면 129개였다. 아벨슨은 “당신은 종목마다 기회를 균등하게 부여해 사는 사람 같군요. 너무 무차별적이에요”라고 빈정거렸다.            


1989년에 나는 더욱 더 자제력을 발휘해 추천 종목을 91개로 줄였지만 여전히 사회자로부터 “당신에겐 또다시 좋아하지 않는 종목이 무엇이냐구 물어봐야 할 것 같네요. 그게 더 목록이 짧을 테니 말이에요”란 말을 들어야 했다. 1990년에는 추천 종목을 73개로 더 줄였다.               


나는 언제나 기업을 발굴하는 것은 바위 밑에서 땅벌레를 찾는 것과 같다고 믿었다. 바위 10개를 뒤집어보면 땅벌레를 찾는 것과 같다고 믿었다. 바위 10개를 뒤집어보면 땅벌레를 1마리 정도는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바위를 20개 뒤집으면 땅벌레를 2마리 정도 발견할 수 있다. <배런스>에 종목을 추천했던 4년간 나는 규모가 커진 마젤란펀드에 편입시킬 종목을 찾기 위해 1년에 수천 개의 바위를 뒤집어야만 했다.                             


마젤란펀드를 그만두고 전업 투자가에서 시간제 투자가로 입장이 바뀌자 나의 추천 종목도 1991년에 21개, 1992년에도 21개로 줄었다. 펀드매니저를 그만둔 후 나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자선사업에 더 많이 관여했기 때문에 바위를 뒤집어볼 시간이 그만큼 줄어들었던 것이다.                     


발굴한 종목의 수가 줄어도 나는 오를 만한 주식을 50개씩, 100개씩 발굴해야 하는 펀드매니저가 아니었기 때문에 괜찮았다. 나는 하루 중 일부만 종목 발굴에 할애했다. 10년간 크게 오를 2개 종목만 잘 골라내도 주식투자에 노력을 쏟을 만했다. 소액 투자자라면 5의 법칙에 따라 투자종목을 5개로 제한할 수 있다. 이 5개 종목 가운데 하나가 10배 오르면 나머지 4개 종목은 지지부진해도 자산이 3배로 늘어난다. [각주:1]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가졌던 피터린치의 저서 “이기는 투자”에서 발췌한 위의 글을 보면 그의 추천 종목수가 대단하지 않은가? 그가 수백 개의 종목을 추천했을 때가 몇 년 동안 시장이 상상을 초월하는 호황이었을까? 워렌 버핏과 같은 실력과 인내력과 자신감을 갖춘 투자자가 아닌 이상 절대 한두 개의 기업에 주식투자를 하고 승부를 보려고 해서는 절대 안 된다. 물론 피터 린치의 표현대로 펀드에 편입 시킬 종목을 찾기 위해 전 세계의 수천 개의 종목에서 종목을 발굴했다지만 누가 봐도 추천종목이 너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펀드의 엄청난 자금을 운용하기 위해서 많은 종목이 필요했고 펀드의 자금을 투자하고도 그가 보기에 좋은 종목이 많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2천 여개의 종목 중에서 주식투자를 하는 소액투자자가 단지 한두 개의 종목만 가지고 수익을 거두기 위해서 승부 할 필요는 절대 없다.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최소한 5개의 종목으로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 그러면 그 중 하나가 10루타를 터트리면 나머지 종목이 지지부진해도 놀라운 수익률(피터 린치는 자산이 3배로 불어난다고 했다)을 기록한다는 논리다. 


물론 피터 린치가 주식투자 애창론자이고 뛰어난 실력을 갖추어서 그렇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적당한 종목을 적당한 때에 적당한 가격에 사서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게 주식투자다. 중간 중간에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며 괜히 옮겨 다니기 때문에 10루타가 아니라 1루타도 치기 전에 빠져나오는 것이 투자자들이 흔히 저지르는 문제일 뿐이다. 종목분석과 타이밍에 따른 매매보다는 몇 종목을 오랫동안 지켜보고 신중하게 투자를 생각한다면 1루타도 치기 전에 신뢰를 잃어버릴 기업에 투자하는 실수는 하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불안해서 여기저기에 상담받지도 않을 것이다. 자신이 지켜본 시간이 길면 길수록 회사에 대한 믿음과 같은 양의 투자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게 되고 그것이 장기투자의 기본으로 발현되는 것이 주식투자다.

  1. 피터 린치, 존 로스 차일드 공저, 권성희 역 <<피터 린치의 이기는 투자 Beating the Street>> 흐름출판 (2008) 245~247p [본문으로]